터키 정부, 이스탄불 탁심 광장 초토화

총리 퇴진 시위대 게지공원 사수

터키 정부가 급기야 이스탄불 탁심광장을 강제 진압하고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12일 <알자리자>, <가디언> 등에 따르면, 터키 경찰은 11일 오전 6시 최루탄, 물대포와 함께 철거 중무장 장비를 동원해 탁심광장에 접근, 저항하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광장으로 밀고 들어왔다.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 새총 등을 던지며 경찰에 저항했지만 대량의 최루탄과 물대포 때문에 역부족이었으며 주변 도로와 게지 공원 농성장으로 흩어졌다.

[출처: http://www.aljazeera.com/ 화면 캡처]

이날 저녁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시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탁심광장 침탈과 철거가 진행되는 동안,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고속도로를 통해 광장 방향으로 행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에 최루탄을 발포, 강제 해산시켰다. 고무탄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위대를 지지하며 연좌농성을 벌였던 50명의 변호사들도 질질 끌어 연행했다. 대치 과정에서는 40여 명이 부상당했다. 시위대는 갑자기 쓰러진 이들을 부축했고 응급의는 부상자들을 치료했다. 최소 한 곳의 호텔이 부상자 치료를 위한 간이 병원으로 사용됐다.

[출처: @Flxdax]

탁심광장에는 경찰과 불도저와 함께 건물 잔해와 바리케이트가 남겨져 있다. 시위 피켓과 현수막, 예술인들의 작품 등도 대부분 훼손됐다. 짙은 최루가스는 광장 인근과 게지공원까지 확산돼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터키 정부는 애초 게지공원 농성장을 철거하지 않겠다고 보장했으나 활동가들에 따르면 경찰은 농성장으로도 밀고 들어왔다. 시위대는 오전까지 농성장을 사수하고 있다.

11일 에르도안 총리는 “관용의 시간은 끝났다”며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경찰 진압 후 총리는 경찰의 노고를 치하했다.

[출처: @zeynep]

앙카라에서도 약 5천 명의 사람들이 정부청사에 모여 정부 퇴진을 요구하며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일어났다. <알자지라>는 경찰이 여기서도 계속해서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포한다고 보도했다.

광장의 사람들은 경찰의 폭력진압에 경악하고 있다. 시위대는 이를 심각한 도발로 보고, 잇따르는 상황을 경찰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광장에 있던 한 사람은 “정부는 게지공원을 진압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거의 10시간 동안 공격했고, 공원 안까지 들어왔다. 정말 잔혹하다”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출처: @timeturkiye]

한 시민은 “그들은 광장을 청소하려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경찰이 아닌, 시 당국의 직무다. 경찰의 업무는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다른 한 사람은 “그들은 우리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평화로운 운동이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탄불 시장은 이날 “나는 우리가 공원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다시 개입하지 않길 원한다. 오늘 탁심 작전 후 게지 공원은 매우 위험한 지역이 됐다. 이 지역에 남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ekizilkaya]

터키 통신사는 10일 저녁 4,947명이 부상당했고 시위 후 경찰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엠네스티 국제사무소는 12일 터키 총리가 이 폭력에 대한 개인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예정된 터키 총리와 시위대와의 대화에 관한 소식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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