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공단, 농성중인 비정규직 협박 논란

“‘갈아 마시겠다’ 폭언, 교섭 회피”...비정규직 300명 해고 통보

서울시 성동구 도시관리공단이 기간제 비정규직 300여 명 전원에게 6월 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농성중인 노조 간부에게 협박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성동구 도시관리공단은 시급 4,900원을 받는 기간제 비정규직 300여 명 전원에게 6월 말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비정규직 처우에 앞장서야 할 지자체가 비정규직을 대거 해고 통보해 논란이 일었다.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 성동지회는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재고용을 요구하며 구청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동시에 민주당 소속 고재득 성동구청장이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청장이 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을 선임할 뿐만 아니라 공단을 운영하고 예산을 확정하는 등 사실상 구청의 ‘실세’라는 것이다.

하지만 성동구나 도시관리공단이 노조와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진희 성동지회장은 “성동구청은 오는 17일 노사 교섭을 하려면 고재득 구청장 이름을 넣은 노조 펼침막을 떼고, 농성장을 옮기라고 통보했다”며 “또한 구청은 노조 위원장이 개인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투쟁한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도배했다”고 비판했다. 성동구가 노조와 대화하기보다 ‘협박’으로 일관해 사태가 꼬인다는 것이다.

  성동구청에는 노조와 노조 간부를 비방하는 선전물이 수 개 놓여있다. 노조는 구청이 비정규직 계약해지도 모자라 노조와의 교섭을 회피하며 '협박'을 일삼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한 간부가 지난 17일 농성중이던 정 지회장에게 다가와 펼침막을 철거하라고 윽박지르던 도중 “갈아 마셔 버리겠다”고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 지회장은 “갈아 마시겠다는 협박에 내 귀를 의심해 다시 물어봤더니 ‘토마토 주스를 갈아 마시고 왔다’고 말을 돌렸다”며 “다음날 아침에도 주변을 맴돌며 ‘오늘은 뭘 갈아 마실까, 사과 주스? 딸기 주스?’라고 말해 섬뜩했다. 사측 교섭 대표도 농성장에 와서 ‘세수는 했냐’며 비아냥거리고 있다”며 분노했다.

이어 정 지회장은 “노조 간부인 나에게도 이러는데, 초단기 계약직으로 숨 죽여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어떻게 하겠냐”고 분노했다.

반면 공단측은 정 지회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진희 지회장은 “고재득 구청장은 민주당 4선으로 다산목민대상, 지식경영인대상을 받았다”며 “하지만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서울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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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해고 , 계약해지 , 폭언 , 계약만료 , 공공운수노조 , 성동구 , 도시관리공단 , 고재득 ,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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