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사회주의 강령만 통과...새 당명 안 모두 부결

재창당 미완성...특별의결정족수 2/3에서 2표 부족

진보신당이 23일 재창당 당대회를 개최해 사회주의 노선을 분명히 하는 당강령을 통과시켰지만 재창당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인 당명 개정엔 실패했다. 특별 의결정족수인 2/3에서 2표가 부족했기 때문. 이에 따라 이용길 진보신당 당대표가 지도부 거취 문제까지 포함한 이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진보신당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날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 진보신당 재창당 당대회에서 전국위원회 안으로 제출된 강령 제정안은 일부 문구 수정과 몇몇 주요 개념 정리를 위한 수정동의안을 담아 재석 237명 중 172명이 찬성해 통과됐다.

새롭게 제정된 진보신당 강령은 당의 이념을 ‘생태주의, 여성주의, 평화주의, 소수자 운동과 결합된 사회주의’라고 정식화 했다. 새 강령은 기존 사회민주주의, 현실사회주의의 오류와 한계를 적시하고, “철저히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생산수단을 사회적으로 소유. 운영하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당의 조직 및 실천의 대원칙을 △한국 사회 변혁을 바라는 모든 이들과 함께 집권을 향해 나아가는 대중정당 △기성 정치 문화를 혁신하여 아래로부터 민중 권력을 건설하는 운동정당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일상에서 진보적 삶을 실현하는 생활정당으로 정리했다.


장석준 부대표는 강령 제정안 설명에서 “강령의 가장 중추가 되는 부분은 우리 이념적 지향을 정식화 했다는데 있다”며 “사회주의가 전통적 진보정당 운동의 출발부터 중심이념이었고, 20세기 이후 생태주의, 여성주의, 평화주의, 소수자 운동의 이념들이 주요 이념으로 떠올라 이 이념들과 결합된 사회주의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장석준 부대표는 “강령에 당의 기본정책과 관련한 내용은 여기에 빠져 있다”며 “강령에 ‘주요 생산수단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소유.운영한다’고 돼 있어 삼성이나 현대차 등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소유할지는 정책 당대회나 전국위원회 등에서 생동감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용길 대표, “한걸음 더 나아가자는 소망 꺽지 말아야”

강령은 일부 반대에도 특별 의결정족수 2/3를 넘겼지만, 당원 제안과 투표, 선호도 조사를 통해 제안된 새 당명 안 ‘녹색사회노동당(약칭 노동당)’은 일부 당원들의 자생적 부결 움직임과 개별 대의원들의 선호 등으로 운명이 갈렸다. 녹색사회노동당 당명 안은 재석 233명 중 154명이 찬성해 의결정족수인 156표에 2표가 모자랐다.

앞서 진보신당 구 강경독자파 성향 당원들이 중심이 돼 제출한 당명 수정동의안인 ‘무지개 사회당’ 안도 재석인원 235명 중 117명만 찬성해 부결됐다. 결국 진보신당은 어떤 당명도 결정하지 못해 가시적인 재창당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당명개정이 수정동의안과 원안 모두 부결되자 이용길 당대표는 이덕우 당대회 의장에게 번안동의(재심의)를 요청했지만, 번안동의 사항에 맞지 않고 이미 부결 의사봉을 두드린 이후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명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다음 논의 예정이었던 당헌 제정의 건, 장기성장전략 안 관련 논의 등도 논의하지 못했다.


이용길 당대표는 부결이 최종 결정나자 “꽤 오랫동안 논의하고, 대표단들이 우선 처리해야하는 시급하고, 중차대한 재창당 과제의 완수가 실패해 당원 동지들께 죄송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당대회 준비를 책임진 대표로 이후 과정은 거취 문제를 포함해 숙고 하겠다”며 “다만 이번 과정이 어떤 절차를 겪고서라도 한걸음 더 나아가자는 우리 소망을 꺽는 일이 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용길 대표가 거취까지 언급한 것은 당 내부적으로 강령이 당의 노선과 당원 결속에 중요한 과제였다면, 당명은 외부에 진보신당이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도부의 주요 과제였던 재창당 과정이 반쪽으로 결론나면서 지도부가 불신임 당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도부가 주도적으로 책임지고 준비한 강령제정안은 가결되고, 당원들의 제안과 당원 1차 투표, 당원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 제안된 당명 개정안이 부결된 것을 두고 지도부의 정치적 책임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당대회를 지켜본 한 당원은 “당명이 부결되긴 했지만, 진지하게 이후 책임 문제까지 보면서 부결을 고민한 것 같지는 않다”며 “당 지도부 책임론까지 거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미리 당 게시판에 ‘녹색사회노동당’ 당명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당원 ‘원시’도 “당 명칭이 2/3 찬성을 얻지 못한 것이, 이용길 대표를 비롯한 당 대표단에 대한 불신임과 직결되거나, 원인 결과 관계는 아니”라며 “지금은 당 장기성장 전략, 당 강령, 당 명칭 소위와 토론회 일정과 방식을 결정해서, 신속하게 임시 당대회를 열고, 현 대표단 체제로 2014년 지방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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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욱씨

    지난 대선때도 계속 기사를 그렇게 쓰더니 기초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씁니까?
    사회당계가 무지개사회당을 주장했다는 건 대체 무슨 말입니까? 사실 확인이나 하고 기사쓰세요

  • 그러게

    이 아자씨 조선일보 기자로 특채되시려나.. 먼 카더라 통신으로 기사를 쓰시는지...

  • 참세상

    진보신당 당명 부결 관련 기사에서 당명 부결 과정에 구 사회당계가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무지개 사회당’ 당명도 구 사회당계가 주도했다는 보도는 사실 관계가 틀려 바로 잡습니다. 잘못된 내용으로 상처받았을 사회당계 당원들과 독자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 참세상님

    김용욱씨는 지난 대선에서 기자회견 관련한 소설기사로 당내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이후 진상조사위원회 결과가 나온 후에 기사내용과 사실이 다름이 확인되었는데 정정기사를 냈나요. 최소한 사과라도 했나요.
    조중동 욕할게 아닙니다. 언론을 이용해서 정치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행태는 두고두고 비판받아야 하고 스스로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 진보신당 당원

    기사를 어찌 당권파입장에서 쓰십니까? 지난 2월 당직선거에서 통합파와 손잡고 녹색사회주의자연대, 하나로파가 당권을 잡아 구사회당계, 강경독자 때려잡은 것은 알고나 있습니까? 어제 당대회는 강령안 조차 당원들과 최소한의 토론도 없이 올려졌고 부실하게 작성된 것도 사실입니다. 대의원들이 선언문 수준의 강령안에 부문위 입장을 넣으려 10개나 되는 수정동의안을 올리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명은 전수조사라 하면서 전수조사는 커녕 투표하라는 문자외엔 뭐가 있었습니까? 사회주의가 자임한다고 되는 겁니까? 당내 의사결정구조도 왜곡하는정파패권문제, 민주주의문제에서 일반민주주의도 못지키면서 무슨 사회주의를 말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동안 강령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자들이...

  • 대리투표 의혹

    진보신당 당대회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됐다! https://www.newjinbo.org/xe/5927099

  • 엥?

    진보신당 자료실에는 당원만 볼 수 있는 표결결과가 있습니다.
    대의원들의 실명과 그들이 안건마다 어떻게 표결했는지가 모두 나옵니다.
    이를 보면 구 사회당계가 무지개사회당이란 명칭을 (주도하진 않았지만) 적극 지지했고 강령제정에는 반대, 당명제정에도 반대했음이 분명히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