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유가 인상 저지 투쟁 고조

인도네시아 노동자, 소농, 학생, 원주민 저항운동 확산

인도네시아 정부의 유가 인상안이 전국적인 저항을 낳고 있다. 최근 수년 간 고조된 인도네시아 노동운동 아래 이번 연료비 인상은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현 정권 최대의 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BBC, 로어매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22일(이하 현지시각) 휘발유 가격을 44% 인상, 전국적인 대규모 저항을 촉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에너지 보조금 부담을 이유로, 디젤 1리터 당 22%, 휘발유 가격을 44%까지 인상했지만 시위대는 빈곤을 악화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출처: http://roarmag.org/]

노동조합은 집회와 파업 행동으로 인상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연료비가 낮은 편이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정부의 인상 계획은 즉각적인 반대 시위로 이어졌다.

정부의 인상계획 발표 후 노동자, 학생 등으로 구성된 3천여 명 규모의 시위대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도로를 봉쇄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했고 시위대는 화염병으로 맞섰다. 지난 주에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도시인 욕야카르타와 수라바야 대학생들은 집회를 벌였고, 경찰은 다수를 연행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단지에서는 노동자들의 집중적인 파업이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연맹 의장 자이드 이크발(Saïd Iqbal)은 21일 오전 베카시, 키비퉁과 치카랑, 웨스트 자바 산업 단지가 노동자 파업으로 마비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노동운동은 최근 수년간 고조되고 있어 이번 연료비 인상은 현 정권의 새로운 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연료비 인상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노동자들은 그 때마다 격렬한 시위로 이를 좌절시켰다.

[출처: http://roarmag.org/]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은 31년간의 독재와 1998년 금융위기 때 대중적인 반정부 투쟁으로 물러난 수하르토 몰락 이후 정치 공간을 노동운동 강화를 위해 성공적으로 이용해 왔다.

노동자들은 주로 초국적 자본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기업의 착취 속에서 극단적으로 낮은 임금 인상과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 싸워왔다.

노동조합들은 특히 지난 2월 6% 이상인 국가 경제 성장에 대한 공정한 분배를 요구하며 최저임금 인상 시위에 나섰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결국 최저임금을 40%(약 200달러)까지 인상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다시 공장 폐쇄와 일자리 손실로 위협하는 기업의 압력으로 최저임금 인상 계획을 지연시켰고, 다시 노동자들의 반발에 부딪혀야 했다.

지난 4월 10일에는 임금 인상과 함께 의료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대중 집회가 벌어졌고 노동자들의 투쟁은 메이데이로 이어져, 5월 1일에는 13만5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공무원들도 이날 시위에 참여했으며, 대중 교통이 멈추고 도로는 폐쇄됐다.

신자유주의에 맞선 노동운동과 함께 원주민 운동도 부상

인도네시아에서는 노동자, 학생의 대중 투쟁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 자연 착취와 파괴에 맞서 자립적 생존권을 요구하는 원주민들의 투쟁도 부상 중이다.

인도네시아 내의 초국적 기업들은 원주민의 땅을 가로채 환경 파괴와 미국 광산기업 프리포트-맥모란 소유 광산 사고 등 참사를 유발하고 있다고 비난받는다. 이 때문에 소농과 원주민들은 자연 자원을 둘러싼 인권 침해, 강제 퇴거를 자행하는 농장주, 광산기업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2011년에만 600건 이상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22명이 사망, 수백 명이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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