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SA 정보감시, 독일 메르켈 몰랐나

<슈피겔>, “독일 정부, 미국으로부터 정보 이익 취해”

유럽연합과 독일에서의 미 국가안보국(NSA) 도감청 의혹을 폭로한 독일 유력 일간지 <슈피겔>이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이 사실을 몰랐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슈피겔>은 6월 30일 “독일에서의 NSA 도청 프로그램”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과 독일은 미국 NSA 감시의 주요 대상으로, 오바마의 스파이가 (독일에서) 수백만 개의 자료를 모았는데도 메르켈 정부는 놀랍도록 소극적”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출처: http://www.spiegel.de/ 화면 캡처]

<슈피겔>은 또, 독일 정부가 미국 정부와 함께 보안영역에서의 정보 교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감청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문제제기했다.

이 언론은 독일 정부가 가을 총선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을 비판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독일 법무부 장관을 제외하면, 메르켈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논평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슈피겔>은 특히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베를린 순방 시기와 맞아 떨어졌는데도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약간의 경고성 발언 외에는 언급하지 않은 점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언론에 따르면 독일정부는 의회 정보 관리위원회 보고에서도 “워싱턴에서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답변했다.

“독일 정부, 미국 파트너로부터 정보에 관한 이익 취해”

<슈피겔>은 독일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까닭에 대해 “이는 보안정책에 관한 것으로 미국과의 대립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특히 독일 당국은 무엇보다 미국으로부터의 정보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그 정황을 분석했다.

그러나 이 언론은 새로운 폭로와 관련해 독일 정부가 얼마나 더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라며 대테러 작전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우방 국가에 대한 도청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NSA 감청 관련, 미국 정부에 대한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압력은 고조되고 있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집행위원은 30일 협력국 사이 스파이 행위가 있다면,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 자유무역협정인 TTIP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회에서는 NSA의 무차별 감청 사실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시상, 미국과 유럽연합 간 은행 및 비행기 탑승객 정보 전달 협약 해지 등이 논의되고 있다.

<슈피겔>은 29일과 30일 양일에 걸쳐 미국 NSA의 기밀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NSA의 비밀문건을 입수, 미국이 유럽연합과 독일에 대한 대규모의 도감청과 사이버 공격 등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 NSA는 미국 내 EU 사무소 뿐 아니라 EU 본부에서도 대규모의 도감청과 사이버 공격 등 스파이 활동을 했다. 미국 NSA는 또 독일을 우방인 동시에 공격목표로 설정하고 감시 프로그램을 이용, 매달 50억 건 이상의 전화통화 감시를 포함해 인터넷 데이터, 문자 메시지 등을 도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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