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퀘스터가 부른 아시아나 항공기 참사

미국 정부, 항공 예산 삭감·여객기 이착륙 통제 관제사 무급 휴가 조치

6일(현지시간) 발생한 아시아나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사고에 대해 기장의 운항 미숙, 자동 착륙 유도 장치 미작동 등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항 예산을 삭감한 오바마 정부의 시퀘스터가 이번 참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가 운영하는 공영공항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지난 3월 1일, 미국 연방정부는 시퀘스터(연방예산 자동 지출삭감, sequester)를 발동해 공항 직원에 대한 무급 휴가 조치와 함께 항공 예산 지원비를 대폭 삭감한 바 있다.

[출처: http://www.washingtonpost.com/ 화면캡처]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연방항공청(FAA)에 공항 유지 관리비 등 2억5,300만 달러의 예산을 삭감했다. 또한 미국 연방항공청은 여객기 이착륙을 통제하는 관제사 13,000명을 포함, 47,000명의 직원에 대해 2주일에 1일씩 무급 휴가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시퀘스터 발동 이전부터 항공대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발동 후에는 비행기 연착 사태가 속출해 우려를 증폭시켰다.

지난 4월 21일 시퀘스터 조치가 시행된 당일에만 해도 관제 인력 부족으로 비행기의 연착륙 사태가 일어났고 이 때문에 여행객들의 대기 시간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4월 22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당시 가장 탑승이 지연된 공항 명단에 뉴욕, 시카고를 포함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도 올랐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하루에 2만3,000대의 비행기를 감독하는 공항 관제사의 약 10%가 10월까지 무급휴직 된다”며 “항공산업 및 정부 관계자는 휴가철이 되면 이 효과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예견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이번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대형사고가 발생하자 결국 시퀘스터가 이번 사고를 불렀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일부 의원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사고에 시퀘스터가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전 민주당 하원의원 피터 스탁(Peter Stark)과 캘리포니아 주의원 에릭 스월웰(Eric Swalwell)은 시퀘스터로 인해 비행기 사고가 벌어졌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미국 내 트위터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로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

트위터@***lierich_는 “누구나 시퀘스터 삭감과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을 볼 수 있다”며 “감소된 항공 관제 = 몇 달 후 비행기 사고”라고 썼다. 트위터@***lowdogdemjab는 “자동 착륙 유도 장치가 2주 동안 꺼져 있었다. 정부의 공항 서비스에 대한 시퀘스터는 비행기 사고를 유발했다”는 의견을 올렸다. 트위터 @***lthePill는 “시퀘스터 이후, 공항 관제가 줄어들어 비행기 충돌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공공인프라, 복지에 대한 긴축 논란 확대될 듯...샌프란시스코는 매년 예삭 삭감

지난 3월 1일부터 시행된 시퀘스터는 10년 동안 1조 2000억달러의 예산을 삭감하는 조치로 올해에는 9월 30일까지 모두 850억 달러에 해당하는 국방비, 공공인프라, 사회보장비, 면세 철회 등 연방 정부 예산이 자동삭감 된다. 이 때문에 공공부문 노동자 임금 삭감, 사회 인프라와 사회서비스 후퇴 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시퀘스터는 미국 공화당이 주도했으나 오바마 행정부가 수개월에 걸친 협상에 실패하며, 사실상 시퀘스터가 발동하도록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시의 예산적자와 긴축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 1년 예산은 75억 달러에 달하며 이번 회계년도(2013-14)에는 1억2,9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지난해 예산의 5%를 감축했고 올해는 추가로 1.5%를 감축하고 있다.

따라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투자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당국은 매년 재정상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왔지만 현재는 모든 정보를 차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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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문제의 사회구조적 원인을 찾는 것은 좌파의 임무이나, 노동조건 악화가 관제사나 조종사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 않는 이상, 이런 비판은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닌가요? 오히려 이러한 과도한 비판이 진짜로 노동조건 악화가 야기한 사건들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기회주의적 비판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물론 관제사 문제도 언급이 나왔네요.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872930 요즘은 sbs가 대세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