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일관 (주)발레오전장, 노조 “고립감 심해”

사측, 외부 출입 통제, 내부 노동자 갈등 유도

사방이 꽉 틀어막힌 (주)발레오전장. 지난 9일부터 경주시 황성동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사무실 일대에서 사무실 사수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해고자들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웃음에서도 막막함이 묻어나온다.

불볕더위 속에서 “아 속 탄다!”는 한 해고자 외침은 메아리조차 없다. 회사에 출입할 수 있는 정문과 서문은 회사 관리자들과 차량으로 꽉 막혔다. 회사는 모든 외부의 지지방문을 차단했고, 노조사무실 수도를 차단했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12일 오전 9시, 경주경찰서 소속 경주방범순찰대원 100여명이 서문을 둘러싸 출입을 단단히 막아섰다. ‘정전협정60년평화협정체결을위한국제평화대행진단’의 지지방문을 막기 위해서다. 행진단은 “공장 안에 들어가 응원하려 했는데...”는 아쉬움만 남기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출처: 뉴스민]

  전기와 수도가 차단된 화장실, 촛불 하나가 "물 절약 합시다"는 안내문을 애처롭게 밝히고 있다. [출처: 뉴스민]

행진단원으로 노조사무실에 방문하려 했던 이문희 통합진보당 경주시위원회 위원장은 “경찰은 행진단이 들어가려고 하면 다 연행하겠다고 했다”라며 “노조 사무실에는 당연히 지지단체가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다. 경찰까지 와서 과도하게 통제하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평화대행진, 취지는 좋지만 회사에서 외부인 출입을 꺼려한다. 혹시 모를 일들을 사전에 예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측 직원들은 방송국 기자들의 출입 역시 막아섰다. 오전 11시경 농성장 취재를 위해 방문한 신라방송 기자는 조합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농성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신라방송 기자는 “제가 여자니까 건들지는 못했지만 들어올 때 회사가 심하게 막아섰다"며 "노조의 도움으로 힘들게 뚫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를 본 발레오 해고자 정연규 씨는 “회사가 정당하면 오히려 기자들을 초청해야 할 일 아니냐"라 취재 조차 막아서고 있는 사측을 힐난했다.

(주)발레오전장은 외부 출입을 통제하는 동시에 내부에서도 조합원들을 고립시키고 있다. 해고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주)발레오전장이 동료 사이 갈등을 조장한다는 것. 정연규 씨는 "관리자가 있으면 예전 동료들이 우리에 눈길도 주지 못한다"며 "동료들은 나중에 개인적으로 미안하다고만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주)발레오전장은 45인승 버스로 사무실 봉쇄를 시도하기도 했다. 동시에 조합원들이 쉬고 있는 잔디밭에 조합원들을 향해 살충제를 뿌렸다. 살충제를 맞은 조합원 6명이 병원에 후송됐다가 응급조치 후 현장에 복귀했다. (기사제휴=뉴스민)

  (주)발레오전장은 지난 11일 조합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공장 내 잔디밭에 살충제를 뿌렸다. [출처: 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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