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충돌, 철벽·파이프 준비 현대자본에 분노 표현”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누구라도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

신승철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주말 수십 명이 다친 희망버스 충돌 과정을 두고 “폭력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며 “8년을 끌어 온 일이고, 두 명이 279일을 철탑에 올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대화를 거부하고 공장 앞에 컨테이너로 벽을 쌓고, 용접하고, 쇠파이프를 준비한 경찰, 회사, 제도와 권력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었다”고 평가했다.

신승철 위원장은 22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대차 비정규직의) 절망을 깨뜨리기 위해 내려갔던 건데 도착하자마자 본 것은 현대차 자본의 편협과 부도덕의 철벽”이라며 “(희망버스에 참석했던) 시민과 노동자, 특히 (현대차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분노가 아주 극명하게 표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희망버스 참여자들이 불법으로 공장 내에 진입하려다 폭력사태로 번진 것 아니냐는 앵커의 질문에 신 위원장은 “두 차례나 면담 요청을 하고 내려갔다”며 “정상적인데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대법에 불법)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 자본에 대해 용납하는 사회에 대해서 분노한 노동자들이 표현한 것까지도 폭력이라고 얘기한다면 제도와 권력의 보이지 않는 폭력에 대해서는 누가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위원장은 일부 언론 등에서 자신을 온건파라고 평가를 내린 것을 두고도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자 대표가 누가 되더라도 조합원들이 죽어나가고 철탑 위에 279일 정도 올라가 있으면 경향과 관계없이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들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 시급한 과제에 대해선 철탑에 올라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문제와 쌍용자동차, 재능 교사 등 70여 개 되는 현안문제들과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투쟁을 꼽았다.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에 따르면 신승철 위원장은 당선 다음날 첫 일정으로 과천 코오롱 농성장, 재능 본사 앞 종탑 농성장과 서울시청 앞 환구단 농성장,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 등 장기투쟁 사업장부터 챙겼다.

신승철 위원장은 이들을 만나 “임기가 짧지만 힘을 모으고 보태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며 “특히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에게는 총연맹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자주 만나서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모색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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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독자

    일반 참가자들이 부상당하지 않게 하는 게 주최측의 책무인데,

    다치는 사람이 혼자 해결해야 한다면,

    조직 단위의 참가자 외에는 개인 참가자가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가자 부상은 주최측에서는 큰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향후 부상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부상을 입은 사람에 대한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