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저지르고 날뛰는 현대차, 정부가 눈감아준 탓”

현대차 아산공장 에워싼 ‘몽구산성’, 철조망, 경찰병력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와 충남지역 노동계가 24일 오후 3시 현대차 아산공장 정문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정식 열사의 명예회복과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현대차 전주,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참가해 9일째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박정식 열사를 외면하는 현대차를 규탄했다.

[출처: 미디어충청]

지난 7일 15일 박정식 열사가 자결한 이후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는 지난주 전면파업에 이어 이번주 부분파업을 벌이며 회사에 항의했다. 지회는 24일 오전 11시 30분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는데,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회사에 항의하다 관리자들에 의해 20여분 만에 공장밖으로 끌려나왔다.

송성훈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장은 “오늘 지회가 파업을 하면서 대체인력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관리자에게 끌려나왔다”며 “2003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든 이후 개같이 끌려나온 게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릅 꿇고 사죄해도 모자란 현대차, 살인자 현대차다”라며 “현대차에서 박정식 열사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회사는 노동자들이 사과해야 교섭을 하겠다는 막말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버스’ 이후 회사가 담화문까지 내고 노동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불법파견 관련 교섭을 회피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희망버스’가 진행된 이후 강도를 높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경찰 역시 현대차의 불법 행위는 문제 삼지 않고 노동자 검거에 혈안이다.

현대차가 집회 대비 명목으로 시설보호를 요청하자 경찰측은 24일, 전국 각지에서 30개 중대 3천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현대차 아산공장을 에워쌓다. 아산공장 정문을 포함한 4개의 출입구가 경찰병력과 경찰버스, ‘몽구산성’으로 모두 막혔다.

[출처: 미디어충청]


[출처: 미디어충청]

또한 경찰이 정문에서부터 300여미터 가량 떨어진 삼거리도로에서부터 집회 참가 차량을 막고, 차량 검문을 실시하는 등 과도하게 대응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현대차 사설 경비로 전락했다”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앞서 현대차가 집회 대응 명목으로 ‘회사 관리자들을 동원해 아산공장안에서 ‘훈련’시키는 모습이 목격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김 모 씨는 “회사는 22일부터 공장 담벼락 주변을 철조망으로 둘러치고, 소화기를 곳곳에 배치하는 것도 모자라 소화전을 끌어다 배치해 물대포를 쏠 준비를 했다”며 “회사 관리자들은 물대포 쏘는 방법, 소화기 뿌리는 방법 등을 훈련받았다”고 말했다.

[출처: 미디어충청]


[출처: 미디어충청]

때문에 이날 집회에서는 불법파견은 인정하지 않고 노동자 탄압에만 열을 올리는 현대차를 비난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현대차가 불법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자 정부가 현대차를 ‘비호’하고 있다는 제기들이 이어졌다.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박창식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은 “올해 금속노조 파업 과정에서 충남지역은 다이모스, 현대제철, 현대차 앞에서 파업을 하며 집회를 열었다. 모두 현대 자본을 상대로 한 싸움으로, 노동자들은 현대 자본으로 인해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며 “현대차가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을 이행해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 했다면 박정식 열사는 자결하지 않았을 것이다. 큰 투쟁을 준비하고, 결의하자”고 말했다.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4년전 대법원이 불법파견을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정부부터 박근혜정부까지 모든 정부가 현대 자본을 비호한 결과”라고 꼬집었고,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현대차와 언론은 불법파견은 눈감고 희망버스의 폭력성만 부각시키고 있다. 현대차 만행의 배경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불법을 저지른 현대 자본을 눈감아줬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281일째 현대차 울산공장 송전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최병승 씨는 전화연결을 통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회사가 박정식 열사의 분향소를 4번이나 침탈했다”며 “열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짓밟고, 희망버스를 폭력 집단으로 매도한다고 해서 현대차의 불법성과 폭력성이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투쟁은 끝나지 않는다. 현대차가 불법파견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다시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식 열사의 작은아버지인 유가족 박태천 씨는 손수 적어온 글을 낭독하며 “조카는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라며, 범법자 정몽구를 구속하라며 힘겨운 투쟁을 하더니, 단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까지 희생하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인이 평등한 대한민국 헌법위에서 못된 짓을 끊임없이 자행하는 현대차는 더 이상 반윤리적인 행동을 끊고 더 이상 희생자가 늘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연구 현대차지부 아산공장위원회 부의장은 “현대차는 박정식 열사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고 불법파견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랬더니 경찰병력 대거 동원하고 철조망을 치는 것으로 답변했다”며 “지금 이 시간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현대차를 상대로 투쟁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최만정 민주노총 충남본부장은 “경찰버스와 경찰병력으로 공장을 둘러싸고, 몽구산성이 올려진 것을 보면서 거대한 공권력과 자본의 폭력 앞에 주눅이 들기도 했다. 내가 이런 마음이 드는데, 현대차를 상대로 싸운 박정식 열사는 오죽했겠는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폭력에 맞서 투쟁을 준비하고 싸우자”고 전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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