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20일 오전 10시 민주노총과 재능교육투쟁 승리를 위한 공대위가 고공농성 200일을 앞두고 사회적 연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에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서 여민희 조합원과 함께 종탑농성 중인 오수영 조합원은 무선 마이크를 통해 여민희 조합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교섭과 농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지난주에 급성 신우신염에 걸린 사실을 감춘 상황을 눈물로 전했다.
오수영 조합원은 “지난주 아침 여민희 동지가 체온계를 찾기에 감기기운이 좀 있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혈뇨를 봤고, 밤새 너무 추워서 달달 떨면서도 제가 걱정할까봐 얘기하지 못하고 있더라”며 “저 역시 200일을 앞두고 적당히 단체협약 원상회복 없이 땅으로 내려갈까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었고, 교섭을 앞두고 저희 건강상태 때문에 교섭하는 동지들의 마음이 조급해 질까봐 얘기하지 않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오수영 조합원은 이어 “오늘은 상태가 좀 나아져서 얘기한다. 의사선생님이 급성 신우신염이라고 한다”며 “저는 지금 무섭다. (여민희 조합원이) 항생제를 먹고 몸에 수액을 투여했지만 병원에 갈 수 없어, 신장이 망가져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몰라 두렵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고통과 아픔이 건강상의 이유나 내 마음이 무너져서 포기하지 않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며 “저희는 꼭 승리하고 싶다. 승리하지 못하고 내려가면 2,000일과 200일의 고통과 한숨이 온몸에 고스란히 남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장담할 수 없다. 단체협약 원상회복을 하고 해고자 전원 원직복직을 이뤄 꼭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재능 노사는 지난 19일부터 집중교섭에 들어가 22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지난주에 재능 대표이사를 만나 ‘이번에 끝내야 한다’고 했고, 7가지 교섭의제를 확인하고, 4일 동안 집중교섭을 보자고 합의해 어제 교섭을 출발시켰다”며 “단체협약을 인정하는 것이 교섭의 핵심쟁점인데 저쪽(사측)이 고심을 많이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규혁 위원장은 “우리는 (사측이) 현재 있는 단체협약을 인정하고 (회사에) 들어가서 올해 단협 교섭을 하자는 건데, 저쪽은 현재 단협을 인정할 수 없고 들어와서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노동부 서울지청장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오늘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현주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회사는 시청광장이나 재능 본사에 ‘ 해직교사 11명 전원을 즉시 복귀시키고 즉시 단체교섭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붙여 마치 자신들이 법원판결을 이행해 교사들을 복직시키고 단체협약 체결의 의지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재능교육이 학습지 노조가입을 이유로 해서 해고한 조합원은 12명”이라며 “한 명의 동지가 하늘나라로 갔지만 그분에 대한 복직을 원상회복하지 않는 한 노조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며 2008년 10월 일방적으로 해지한 단협에 대해 유효함을 전제로 교섭을 하지 않는 한 회사는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복기성 쌍용자동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혹독한 추위와 살인적 더위가 종탑을 지나간 200일 동안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않는 이 사회와 재능자본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개탄했다.
조희연 민교협 공동의장은 “자본의 전략은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사회적 연대를 위해서 나뉜 재능노조가 합쳐야 한다. 기자회견의 정신이 널리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되었던 단체협약을 회복하고 쫓겨난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 신명 나는 일터를 다시 만들고 싶다”며 사회적 연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