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유가족은 김석기 전 서울청장을 두고 볼 수 없다”

용산진압 책임자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후보군 오르자 유가족·노조 반발

김포, 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과 항로시설본부 등을 운영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군 3인에 용산참사 살인진압 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오르면서 노조와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은 12일 오후 2시 광화문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기 전 청장의 공항공사 사장후보군 추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상규명위와 노조는 “성급하고 무리한 살인진압으로 여섯 명의 국민이 사망했던 용산참사 책임자, 김석기라는 이름만 들어도 용산 유가족들은 치가 떨린다”며 “김석기는 작년 총선에 출마해서 ‘용산진압은 정당했고, 국민을 지켰다’고 말해 유가족 가슴에 또 대못을 박았던 자”라고 맹비난했다.

조희주 진상규명위원회 대표는 “김석기는 2009년 생존권과 주거권을 위해 망루에 오른 철거민들을 공권력으로 대학살했다”며 “노동자 민중에 대한 학살을 자행한 사람들을 공기업이나 국회의원에 나갈 자격을 준다는 것은 좋은 자리를 줄테니 더 열심히 학살하고 탄압하라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용산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보다는 재벌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국민을 학살한 사람이 공공기관의 사장에 내정됐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공공운수노조연맹은 반드시 김석기 전 청장을 후보 명단에서 끌어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우 공항공사노조위원장도 “항공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는 공기업에 용산참사의 주역을 내정한 것에 분노한다”며 “사장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은 분이 임명되지 않도록 상급단체와 함께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씨는 “자신의 살인이 정당했다고 하는 김석기를 유가족들은 두고만 볼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김석기 전 청장과 오창환 전 공군사관학교 교장, 유한준 전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3명을 신임 사장 후보로 압축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올린 바 있다.

공공기관운영위는 3명중 2명의 후보군으로 압축한 후 청와대에 올리면 대통령이 최종 1명을 선임하게 된다. 공공기관 운영위는 오는 9월 24-26일께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민영화 논란으로 한 차례 무산됐던 철도공사 사장 후보도 이날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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