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들, “너 종북이지?” 묻는 사회에 경종

“종북빨갱이보다 생각과 말 통제하는 사회가 더 위험”

인권단체들이 국정원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이후 한국사회에 몰아치는 종북빨갱이-매카시즘에 경종을 울리고 나섰다. 정보기관에 도청의 자유가 존재하고 모든 이에게 종북빨갱이인지를 묻는 사회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다산인권센터는 13일 최근 국정원의 행보에 관한 입장을 내고 “바야흐로 ‘나는 종북 빨갱이가 아니다’, ‘너는 종북 빨갱이가 아닌가?’라고 묻는 야만의 사회가 도래했다”며 “종북 빨갱이를 묻는 사회라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다산인권센터는 “1950년 ‘미국에서 활동하는 공산주의자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는 발언으로 시작된 조지프 매카시의 주장은 미국사회의 깊고 오래된 공포가 되었고 수많은 정치인, 예술가, 교육자, 노동운동가와 시민들의 생각과 결사와 말할 자유를 앗아갔다”며 “매카시즘의 광풍은 미국 민주당이 자신들이 공산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매카시의 주장에 동참함으로써 수많은 피해자가 쏟아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산인권센터는 “정말 위험한 것은 종북 빨갱이를 확인하는 사회”라며 “북한을 추종하는 것보다 체제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보다, 내란을 음모하는 예비 모임을 하는 어떤 것보다 생각하고 말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가 훨씬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다산인권센터는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내란음모에 따른 체제의 위기가 아니라 내란음모를 핑계로 사상과 양심과 생각과 표현과 결사와 행동의 모든 자유를 빼앗기게 되었다는 것”이라며 “정치인 뿐 아니라 글을 쓰고 말을 하는 모든 이들이 ‘북한’과 ‘이석기’와 ‘통합진보당’에 대한 생각을 밝히지 않고 입장 발표하길 두려워하는 현상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실종되고 합리와 이성이 무덤으로 가는 것을 가능하게 한 원인에 대해 다산인권센터는, 분단체제로 인한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와 우리 사회가 ‘혐오’하는 당사자에게 가하는 편견의 깊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다산인권센터는 “우리 사회는 ‘주체사상’또는 ‘북한’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평가에 이르지 못하고 입에 올려서도 안 되는 금기가 되었다”며 “사상의 자유를 허하는 첫 번째 기표로써 ‘주체사상’과 ‘북한 논의’가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석기’나 ‘경기동부연합’으로 지칭되는 이들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는 정말 합당한지 되돌아 봐야 한다”며 “설령 비밀스러운 회합과 비밀스러운 모임과 위험한 발언이 존재했다고 한들, 그것이 타인의 존재를 증오할 만큼 혐오스러운 일이었는가”라고 반문했다.

다산인권센터는 “지금 정보정치를 하는 국정원보다 위험한 세력은 없다”며 “우리 목전에 닥친 자유와 권리,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험에 통탄한다”고 경고했다.

청소년 인권단체인 ‘아수나로’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정원 내란음모 사건이 누구나 ‘종북 아님’,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 체제에 동의함’을 인증해야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노골적인 폭력과 차별의 시작일까 두렵다”며 “청소년을 억압하는 국가주의 자본주의 등을 반대하고 청소년의 해방과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우리는, 체제 전복 세력이나 ‘종북세력’으로 몰릴 수 있고 처벌 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수나로는 “온 사회로 퍼져 나가고 있는 흐름은, 이석기 의원 만의 문제나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이나 군사주의적 사고방식만의 문제, 국가정보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는 사회 전체 경직성의 문제”라며 “주류와 다른 사상을 가지고 다른 주장을 하고, 체제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을 혐오 배제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수나로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사상과 정치를 위해 이야기하려 한다”며 “청소년을 포함해 모두에게 민주주의 사회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자유, 변화를 위해 상상하고 활동할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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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홍!

    건강하고 운동성을 갖는 공동체라면, 통일성을 부여하기 보단 구성체로의 다양성을ㅇㅇ 국가장치나 자유주의자들의 언행에서 헤겔(적 사유)을 본당ㅇㅇ 자기를 부정하고 외화하고는 또 다시 부정을 통해 정신으로 복귀하며 귀결되는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