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병원 청소-환자이송 노동자들, 추석 앞두고 파업 6일차

‘민간기업’ 못지않은 ‘시립병원’...서울시에 사태해결 촉구

오늘로 6일차를 맞은 시립 보라매병원 청소, 환자이송 노동자들의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하청업체의 대체인력 투입, 그리고 병원과 서울시의 무관심으로 사태 해결이 더디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서울지부 보라매민들레분회(분회장 박영복)는 지난 11일, 임금인상과 정년연장, 유급휴일 보장, 근무복 세탁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업체가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보라매병원이 민형사상 고발 조치 등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13일 오후에는 노조가 서울대병원분회 대의원들과 보라매병원장실 농성에 돌입하며 사태해결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이후 교섭도 파행을 거듭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서울지부 보라매민들레분회]

노조는 “농성 투쟁 후 이루어진 교섭에서 사측은 끝내 핵심 쟁점안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사측 대표 교섭위원은 ‘그래 끝까지 가자. 네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라고 망발을 하며 교섭을 뒤집었다”며 “이는 하청업체가 파업해결에 전혀 의지가 없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라매병원은 서울시의 직고용 대책에서 제외돼 있는 민간위탁 시설이라,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보라매병원과 하청업체는 직원 1인당 226만4천 원의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청소-환자이송 노동자들은 120~130여만 원의 저임금을 받고 있다.

또한 노동자들은 정년 60세 적용을 받고 있어 상시 고용불안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 비정규직 대책에 따라 직고용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65세 정년, 그리고 대부분의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70세 정년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기준이다.

[출처: 공공운수노조,연맹]

특히 <서울특별시 고용상의 차별행위 금지 조례안>에 따르면, 서울시와 소속기관 및 출자, 출연기관은 고용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어떠한 차별행위도 금지하도록 규정돼 있어 서울시가 조례를 위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노조는 “왜 시립보라매병원은 정년연장을 해주지 않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의회가 만든 조례를 지키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서울시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노조는 16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노동자들의 파업사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하청업체는 조합원들이 수용할 안은 제시하지 않고, 오히려 원청인 보라매병원과 공동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하여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보라매병원도 하청업체가 불법적인 대체인력을 투입하자 마치 병원이 일용직을 채용한 것처럼 위장하며 불법을 두둔하고 있고,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투쟁에 민형사상 고발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협박 공문만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는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서울시는 원청인 보라매병원과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며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에 △시립보라매병원 청소, 환자이송 노동자 정년, 임금 차별을 즉각 해결할 것 △보라매병원 하청노동자들의 생활임금 인상, 정년연장, 유급휴일 보장, 근무복 세탁 등 처우 개선과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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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 보라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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