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충돌 이틀째, 헬기로 자재 운반...밤새 항의시위

주민 5명 부상, 7명 연행...포크레인 헬기로 운반 예정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이틀째인 3일, 공사 현장에서 주민들과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한전이 어젯밤 철야 작업을 벌였고 주민들과 탈핵희망버스 참가자 등 150여명도 공사를 막기 위해 3개 현장에서 노숙하며 저지투쟁을 이어나갔다.

3일 오전, 경찰은 5개 공사현장에 3천명의 병력을 투입해 주민들의 공사저지를 막으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금곡면 4공구 현장사무소 앞 대치상황


한전 측은 공사 인부 등 150여명을 동원해 송전탑 4공구 현장사무소(단장면 미촌리)에서 헬기로 자재를 나르고 있다. 3일 오전에만 6차례 이상 헬기가 이륙해 공사 자재를 실어 날랐다.

주민들 50여명은 헬기가 계속 뜨자 4공구 앞 차로에서 누워 20분간 시위를 벌였다. 10시쯤 또 헬기가 들어와 사회단체회원과 학생 등 6명이 4공구 현장사무소 펜스를 넘어 헬기 수송중단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전원 연행돼 밀양경찰서로 이송됐다.

오전 9시 30분부터 4공구 현장사무소 건너편에 위치한 주민대책위 움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시작됐다. 이 움막은 주민들이 헬기를 감시하고 회의 등을 하는 장소다.


한 할머니는 “경찰서장님 우리 막지 막고 헬리콥터를 막아주세요”라며 경찰들에게 계속 큰 절을 했다. “저는 보라마을에서 깻잎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좀 살려 주세요”라고 울부짖다 지쳐서 쓰러지기도 했다.

움막 철거에 대해 문정선 민주당 밀양시의원은 “공사에 지장이 없는데도 주민들에게 상징적으로 공사강행의지를 보여주고 주민들의 기를 꺾으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상동면 여수마을에 위치한 126철탑 현장에서는 오전 7시경 경찰이 모닥불과 물 끓이는 버너에 소화기를 뿌려 충돌이 일어났다. 126철탑은 펜스가 완성됐고, 부지 정지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이틀간 충돌로 주민 부상자가 5명이 발생해 밀양지역 병원에 입원했다.

한편, 126번 공사 현장에서 3일째 단식중이던 상동면 김영자 총무(58세)가 호흡곤란과 건강악화로 119로 긴급후송 됐다. 이틀간의 충돌과정에서 탈진했고,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이틀간의 노숙으로 건강이 악화됐다.

신난숙, 성은희, 김영자 씨와 박정규 금호이장 등 주민4명은 공사현장 앞에서 3일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청광장에서도 한전의 송전탑 공사 재개에 반대해 조성제 신부 등 3명도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한전 측은 오후에 헬기를 통해 대형 포크레인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공사 저지를 위해 울산과 경주 등 경남지역 노동자들이 속속 결합하고 있고 4일부터 밀양 희망버스가 출발해 이날 저녁부터 결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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