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사태...‘인권침해’, ‘외부세력’ 여론 호도 극심

경찰, 공사 방해 11명 체포, 구속영장 청구 예고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사흘 째, 주민과 한전, 경찰 사이에 극심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한전의 송전탑 공사재개와 공권력 투입 이후, 주민들은 심각한 인권침해와 폭력 등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일부 언론 등은 또 다시 ‘외부세력’이 과격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내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4일 오전 9시경에는, 89번 송전탑 입구에서 쇠사슬을 목에 감고 시위 중이던 현장을 경찰과 한전이 급습했다. 이에 시위를 이어가던 5명의 주민 중 김 모(60) 씨와 최 모(78)씨가 쇠사슬에 목이 조여 응급 후송됐다.

오전 7시에는 경찰이 평리 입구를 통제하면서 충돌이 일었다. 경찰이 소죽을 먹이러 나온 주민들까지도 통행을 봉쇄하자 몸싸움이 일어났으며, 3명의 주민이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또한 강 모(80) 씨는 경찰과 충돌 후 심장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후송됐다.


3일 밤사이에만 윤 모(81), 김 모(57), 신 모(50), 성 모(52), 한 모(56), 곽 모(80) 씨 등의 주민이 충돌과 단식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탈진해 응급 후송됐다.

이 밖에도 경찰과 한전이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대다수인 주민들을 상대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산 속에서 노숙농성을 하며 고립과 채증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경찰이 마을 곳곳의 통행을 제한해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농성자들을 위한 천막 등의 기본적인 물품 반임 또한 차단된 상태다.

경찰의 진압 시도 중에 일부 주민과 기자, 전경 등이 1m 높이의 고랑과 낭떠러지로 추락해 수차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현재 인권단체 등은 송전탑 공사현장에 결합해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권단체 활동가들 역시 부상을 당하거나 경찰에 연행된 상태다. 이들은 “지금 주민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 초조와 싸우고 있다”며 “이는 자체로 지속적인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밀양경찰서는 송전탑 공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11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주도자 2~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은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찰과 일부 언론 등은 체포된 다수가 ‘외지인’이며, 외부세력이 과격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는 여론 몰이에 나선 상황이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보수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히 밀양 송전탑 현장에서 ‘외부세력’이 들어와서 과격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며 “시위 현장에서 주민은 10%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관계와 완전히 다른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 함께 연대하고 있는 이들은 여러 정당과 시민단체 회원, 종교인들”이라며 “밀양송전탑 공사 강행의 부당함을 알고 어르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연행을 각오하고 연대하는 눈물겨운 노력을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싸움의 본질을 가리는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는 이들에게 주민들은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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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가

    경찰,보수언론의여론몰이에의해서 고령의어르신들 이 다치시고계시네요,경찰들은외부에서온 외부세력아님니까? 그리고 현장의 한전직원들 고성에사는한전직원들이몇이나될까요?경찰이나 보수단체 나 보수언론들외부세력에뜻좀알고나썼으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