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인권숲콘서트 정치적" 보조금 환수

인권재단 사람 “서울시의 결정은 공안 정치의 또 다른 증거”

  인권재단 사람이 주최하는 ‘남산 인권숲콘서트’에 대해 서울시가 ‘정치적 행사’라는 이유로 행사 열흘을 앞두고 지원사업 폐기 통보를 내렸다. [출처: ⓒ인권재단 사람]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정치적 행사’라는 이유로 ‘남산 인권숲콘서트’ 지원사업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행사를 열흘 앞두고 일어난 갑작스러운 통보에 주최 측은 ‘국정원의 공안 정치’라고 비판했다.

인권재단 사람(상임이사 김정아)의 주최로 열리는 ‘남산 인권숲콘서트’는 서울시의 ‘인권보호 및 증진활동 지원사업’의 하나로 시의 보조금 1천5백만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남산, 기억의 상자'라는 주제로 시와 소설, 소설 ‘붉은 방’을 낭독하는 공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산 인권숲콘서트’는 앞서 2012년 봄, 가을 두 차례 열린 바 있으며, 지금까지 3천 명이 넘는 시민이 ‘남산 안기부터를 인권평화의 숲으로’ 청원에 참여했다.

인권재단 사람은 올해 초 서울시에 지원사업을 신청했고 지난 5월 10일 ‘2013년 1차 인권보호 및 증진활동 지원사업’에 결정되어 5월 24일 추진약정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 9월 23일 인권재단 사람으로 홍보물 문구를 조정해달라는 서울시의 요청이 왔다.

“국정원이 납치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 실종된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시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중앙정보부와 안전기획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국가폭력을 자행한 OO 집단입니다.”라는 홍보문구가 문제 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정치적 활동이기에 보조금을 환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결국 콘서트 개최를 열흘 앞둔 지난 1일 서울시는 최종적으로 지원사업 계약을 해지하고 보조금을 환수하겠다고 인권재단 사람 측에 통보했다.

이러한 결정에 인권재단 사람은 “중앙정보부와 안전기획부가 자행한 국가폭력을 기억하고 반성하는 것이 어떻게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정원의 범죄행위를 비판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겠나”라며 “이것이 ‘정치적 활동’이라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인 이유로 민간단체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권재단 사람은 “이는 서울시가 인권을 지방정부의 기본정책으로 삼고 서울혁신기획관 안에 인권담당관을 설치하고 인권보호 및 증진활동을 돕겠다고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것과도 이율배반”이라고 질타하며 “서울시의 이번 결정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국정원 정치(공안 정치)의 또 다른 증거라 생각하고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보조금 환수조치에 인권재단 사람은 이번 행사를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의 후원을 모금해 치를 예정이다.

인권재단 사람은 “서울시 보조금 1천5백만 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콘서트를 무료로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홍보해왔다”라며 “(그러나 보조금이 환수된 상황에서) 또다시 시민들의 모금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는 11일 저녁 7시 30분, 구 남산 안기부 별관터(서울 유스호스텔 앞, 충무로역 4번 출구)에서 진행된다.

- 문의 : 인권재단 사람(전화 02-363-5855 누리집 www.hrcenter.or.kr
- 후원 : 신한은행 100-023-338310 재단법인 인권재단 사람
소셜펀치 후원하기 http://www.socialfunch.org/hrforest

(기사제휴=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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