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대구축제 핵·밀양 송전탑 알리던 참가팀 추방 물의

대구시, “핵”, “밀양” 표현 허용 안 돼, “정치적이다”

  급작스레 퍼레이드를 저지당한 송전탑 팀 [출처: 뉴스민]

대구시가 ‘컬러풀대구페스티벌 오! 예~ 퍼레이드’에서 예선 통과한 참가팀의 참여를 급작스레 제한했다.

대구시는 이번 달 12일부터 13일까지 대구시 중구 동성로~중앙로~반월당 네거리 일대에서 ‘2013 컬러풀대구페스티벌 오! 예~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예선을 통과한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 (송전탑) 팀은 12일 퍼레이드에 참여해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과 핵발전의 문제를 알렸고 예선을 통과해 13일 본선 참가를 준비 중이었다.

신동재 대구민예총 기획연출위원은 “대구초등학교에서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데 3시께 최주환 축제 예술감독이 찾아왔다”며 “결국 우리 팀이 준비했던 만장에서 ‘핵’과 ‘밀양’이라는 문구를 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송전탑 팀 80여 명은 대구시의 요구에 수긍치 않고 당초 예정대로 퍼레이드를 진행하려 오후 6시께 반월당 네거리에서 중앙로 방향으로 이동했으나, 반월당 네거리에서 진행요원에 제지당했다. 송전탑 팀은 주최 측과 승강이를 벌이다 결국 8시께 중앙 네거리에서 반월당 네거리까지 일부 만장이 유실된 채로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최주환 축제 예술감독과 승강이를 벌이는 송전탑 팀 [출처: 뉴스민]

  이충호 문화예술과 주무관(연두색 외투) [출처: 뉴스민]

송전탑 팀의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다른 퍼레이드 참가팀은 박수를 치며 호응을 보냈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천미성 씨(계명대 연극예술과)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술이 정치다. 정치적 목표가 있다고 제한해선 안 된다”고 주최 측을 비판했다.

퍼레이드를 준비한 장성실(22) 씨는 “너무 억울하다.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한다. 핵과 밀양이라는 단어를 빼라고 하는데 그걸 뺄 이유가 없다. 예선은 통과시켜놓고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이충호 대구광역시청 문화예술과 주무관은 “특수목적이 있는 퍼레이드는 안 된다고 처음부터 공고했다. 축제 예술감독이 한 참가 팀이 축제 취지와 안 맞는다고 해서 알아보니 ‘밀양’과 ‘핵’ 관련 문구가 있더라”며 “정치적 이슈라 우리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오늘 오후에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동재 기획연출위원은 “추후 우리 팀이 입상했다고 전해 들었다. 심사위원들과 대구시의 입장이 서로 다른 것. 심사위원들도 문제없다고 판단하는 걸 대구시가 나서서 제지하고 있다. 앞으로 이 사태에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휴=뉴스민)

  막바지에 퍼레이드를 진행한 송전탑 팀은 시민들의 큰 격려를 받았다. [출처: 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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