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 물고기 예년의 70배 방사능

울산시, 휴대용장비로 방사능 측정 정밀분석 장비는 없어

지난해 국내 4개 원자력발전소 앞 바다에서 잡힌 일부 생선의 방사성 세슘 검출량이 최근 5년 평균농도보다 최고 70배까지 높아졌다.

  울주군 구영리에 설치된 공간환경 감시 방사선 양을 보여주는 대형 전광판. 이 전광판은 공기 중의 방사선만 측정하고 울산에서는 어류나 농수산물에 대한 정밀분석을 자체적으로 못하고 있다. ⓒ 용석록 기자 [출처: 울산저널]

고리 앞 바다에서 잡힌 생선의 최근 5년간 세슘 농도는 38.6~117mBq(밀리베크렐)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58.3~2,870mBq로 23배 높아졌다. 월성 앞 바다에서 잡힌 생선도 최근 5년간 39.6~97.2mBq의 세슘이 나왔으나 지난해엔 60.9~7,080mBq로 무려 70배나 높아졌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강동원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이 발표했다. 특히 숭어에서 세슘 농도가 높았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기술원)은 “원전 주변이라 수치가 높은 게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이라며, “70배 높게 나왔어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했다. 기술원은 “숭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접점 지역의 진흙이나 부유물을 먹는데 후쿠시마에서 유입된 세슘을 먹은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동국대 김익중 교수(원자력안전위원)는 “원전 앞바다에서 세슘은 높게 나올 수밖에 없고, 적은 양이라도 인체에 유해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기 중 방사능 양을 알려주는 길거리 전광판(공간환경감시방사선)의 수치는 많은 농도변화가 나타나야 변하기 때문에, 어류나 농산물에 대한 지자체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오는 9월 말에서야 원전 앞바다 어류인 고등어와 갈치 등 5개 어종의 방사능 조사를 신고리민간환경감시기구에 의뢰했고, 아직 그에대한 방사능이 검출 여부의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은 전화통화에서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방사능 측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달 18일 인위적인 방사선을 분석할 방사능 동위원소 핵종 분석기를 2,500만원을 들여 구입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 분석기를 이용해 일본산 생선에서 인체에 해로운 세슘-137, 요오드-131 등이 기준치를 넘는지 검사한다.

울산시 해양수산과는 방사능 검사는 하지 않고 원산지 검사만 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어류에 대해 정밀측정기가 아닌 휴대용 장비로 검사해 한계값(0.180베크렐) 이하라서 검출 안 된다고 판단해왔다. 울산시는 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일본산 어류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민간환경감시기구 관계자는 “휴대용 장비에 방사능이 반응할 정도면 엄청난 양이고, 위험한 수준”이라며, “제대로 분석하려면 장비 1대에 1억 5천만원 가량 든다”고 했다.

현재 신고리와 월성, 울진, 영광(한빛) 원전에 있는 '민간환경감시기구'들은 지식경제부의 '원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민간환경감시기구 운영지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세슘은 핵분열 생성물 중에서 발견되는 동위원소이며 핵실험이나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에 의한 방사성 낙진 속에 포함돼 있고, 인체에 영향이 큰 원소로 반감기는 30년이다.
덧붙이는 말

용석록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이며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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