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조합원 스스로 목숨 끊어

31일 오후5시30분 발견...“삼성서비스 다니기 너무 힘들다”

‘위장도급’, ‘노조파괴’ 논란이 거센 삼성전자서비스 충남 천안센터(협력사 삼성티에스피)에서 일하는 A/S기사 최 모(34) 씨가 3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분회 소속이었던 최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SNS 노조 모임방에 전태일 열사를 언급하며 마지막 메시지를 남겨 동료들과 유가족은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의하면 최 씨는 30일 밤 10시19분경 노조 조합원이 대화하는 카카오톡 대화창에 유서 형식의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31일 최 씨가 충남 천안 자택 인근에서 자신의 차에서 번개탄 2개를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동네 주민이 오후 5시30분경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 씨의 마지막 메시지는 “그 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였다.


최 씨의 동료들은 고인이 사측으로부터 부당하고 모욕적인 대우를 받아왔고,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최 씨와 같은 센터에서 일하는 동료 김 모 씨는 최근 최 씨가 협력사 사장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10월 초 최 씨에게 수리를 받은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자 사장이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며 “이후 최 씨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사장은 변명만 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고객 불만 관련 내용에 사측에 진술하면서 “다시 한 번 삼성서비스 하청 직원에 대한 서러움을 느낀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동료들은 고인이 임금 1천만 원 가량 가불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최근 비수기인 조건에서 사측이 노조 활동을 막기 위해 일부러 일감을 줄이거나 몰아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 씨는 “성수기에서 비수기로 들어서면서 하루 콜수임이 평균 7건에서 3~4건으로 줄었다. 자연스럽게 임금이 100만원을 아래를 밑돌았다”면서 “또한 사측이 노조 활동이 많은 센터의 일감을 빼서 비조합원이 많은 센터에 몰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이어 “삼성전자서비스는 지회 조합원에 대해 표적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 8명에 대해서만 문제 삼았다”며 “조만간 최 씨에 대한 표적감사도 진행될 예정이라 심리적인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인에겐 부인과 함께 돌도 채 지나지 않은 딸아이가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현재 고인이 안치된 충남 천안 장례식장에서 긴급 대책회의 중이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이며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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