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0조 삼성, 서비스센터 직원 급여 19만원

마이너스 성과급에 최저임금도 못 받아...‘엉터리 임금명세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1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134%나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비정규직 노동자 유 모 씨는 9월 임금으로 19만3,840원을 받았다. 임금 지급총액 120만1,451원에서 100만7,610원이 공제된 금액이다. 세계 굴지의 대기업 ‘삼성’이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근무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A/S기사 1만 명의 자화상이다.

“불법과 편법으로 짜 맞추기 식 임금명세표”
건당 수수료 임금에서 최저임금 위반 면피 임금 재작성해


도대체 유 씨는 어떻게 월 19만원 이라는 믿기지 않는 임금을 받게 됐을까.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은 사측이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으로 임금을 책정하지 않고, 제품 수리 건당 수수료(통합수수료)로 임금을 책정하기 때문에 유 씨와 같은 월급계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법정 최저시급 4,860원, 월 101만5,740원을 받는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은 건당 수수료로 임금을 받기 때문에 이 같은 최저 기본급이 없는 셈이다.

권영국 변호사는 “임금체계 자체가 근로시간 기준이 아니라 건당 수수료로 도급 형태이다. 노동시간이 무한정 늘어나도 건당 수수료가 기준이다”며 “근로기준법의 노동시간과 관계없이 노동자의 임금이 책정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임금명세표에는 어찌된 일인지 노동시간으로 따진 임금계산표가 별도로 있다. 유 씨의 임금명세서를 보면 1번으로 표시된 것이 건당 수수료 기준 임금이고, 2번이 노동시간 기준 임금이다.

노동자들은 “불법으로 처벌받지 않으려면 사업주가 최저임금은 줘야 하기 때문에 건당 수수료 임금을 거꾸로 계산해 기본급과 수당이 있는 것처럼 포장한 가짜 임금명세표를 만든다”면서 “사측이 불법과 편법으로 짜 맞추기 식 임금명세표를 재작성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다보니 노동자들의 임금명세표에는 듣도 보도 못한 ‘마이너스 성과급’이라는 게 있다. 유 씨의 임금명세표로 보면, 건당 수수료로 따진 임금 120만1,452원(52건*1만9,259원+20만원)이다. 이 금액에서 마이너스 성과급기본급 56만788원과 기본급, 시간외 수당 등을 임의로 넣어 같은 금액인 120만1,452원을 맞추는 것이다.

기본급에 마이너스 성과급 56만788원, 최저임금도 못 받아 갑근세 안 내
삼성전자서비스 “고객 수리 건수 부족하면 마이너스 성과급도 있다”


임금명세표에서 각각의 항목을 따져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유 씨의 건당 수수료로 따진 임금은 120만1,452원(52건*1만9,259원+20만원)이다.

이 가운에 20만원의 ‘지원급여’는 고정된 금액이 아니다. 천안센터 A/S기사 J씨는 “나는 9월 임금에 지원급여 항목이 없다. 전국 센터별로, 개인별로 다르다”며 “지원급여에 대해 사측은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총매출은 건당 수수료를 합산한 것으로 보이는데, 총매출로는 그 자체로 최저임금법 위반이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알 수 없는 지원급여 항목으로 20만원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센티브 제도인 성과급은 성과에 따라 추가로 지급하는 금액인데, 유 씨의 기본급에는 마이너스 성과급 56만788원이 있다. 시간외수당, 휴일수당 등 각 종 수당도 정확하지 않다.

권영국 변호사는 “건당 수수료 임금에서 근로계약에 의한 식대, 차량지원 등을 제외하면 그 자체로 최저임금 위반이다. 이를 위장하기 위해 마이너스 성과급 항목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변동되는 성과급, 시간외수당, 휴일수당은 기본급여가 아니다. 사측은 무엇을 적어놓은 지도 모를 만큼 근로기준법에 대해 무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사측은 4대 보험료, 세금이 포함된 세전 급여에다 다달이 자재와 중수리 자재비 등 기자재 비용을 공제한다. 유 씨의 경우 자재 26만1,636원, 중수리 자재 3만4,200원의 비용이 삭감됐다. 유 씨는 “고객 제품 수리에 자재가 필요했다가 사용하지 않아서 포장도 뜯지 않고 반납했는데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A/S기사 진 모 씨는 “40인치 LCD패널을 청구했다 고객이 수리를 취소해서 반납했는데, 사측은 패널 비용 38만원을 내가 물어내야 한다고 했다”면서 “협력사와 삼성전저서비스의 또 다른 협력사인 자재실의 실수인데, 이들은 짜고 치며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일반적으로 노동자 임금에서 자재 공제라는 것이 없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자재가 불량이거나 오래 써서 고장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노동자 개인의 손실이 아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를 노동자 책임으로 돌린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노동자들은 당일 고객이 수리비를 입금하지 않으면, ‘미수금’으로 임금명세서에서 공제되기도 했다. 유 씨의 경우 39만1,800원이다.

그러다보니 유 씨는 9월 임금으로 19만3,840원을 받았다. 최저임금도 못 받기 때문에 ‘갑근세(근로소득세)’도 내지 않았다.

권영국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사측은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근로기준법마저 위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엉터리 임금명세표까지 작성한다”면서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라는 사상 최대의 이윤을 남긴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마이너스 성과급과 관련해 “A/S는 기사에게는 기본적으로 능력급제를 적용해 성과급을 준다. 기본급과 성과급을 구분해 고객 수리 건수가 부족하면 마이너스 성과급이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통상 그렇게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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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나

    이게 진짜 삼성 직원 월급이면 대박인데?
    저걸 월급이라고 주나? 미수금은 또 뭐야? 혹시 수리비 못받은거 까지도 기사월급에서 뺏어가는거야? 대박 대박 뭐 이런회사가 다있어

  • 대학생

    삼성 지도부 전체가 하청노동자와 전부 지위를 교체하면 좋겠네요 마이너스 성과급 많이 받으면서 일해보라고요^^

  • 직장인

    세상에 이런경우가 있나
    차라리 노가다를 해도
    전문직 엔지니어보다 났네
    대단하다 삼성 쓰레기던

  • 파렴치한

    삼성의 이윤을 늘리는 방법이 노동자 임금착취였음을 온 나라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추악하고 나쁜 기업임을....

  •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전자서비스.... 최저시급 책정되어 있어요...
    어떠한 알바보다 불합리한 구조.....

  • 조합원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대박 사건

    이것도 월급이라고 .........ㅡㅡ

  • 직장인

    나도 A/S기사인데 진짜 심하다...

  • 삼성기사

    나도 삼성서비스 수리기사인데 이건 아니라고 보네요
    처자식도 있고 마누라도 있는데 급여 110만원받네요
    거기에 점심밥값에 차량기름값 한달에 못해도 70은 빠집니다. 이제 관둬야 되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