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노동자 두 번 죽이는 근로복지공단...또 다시 항소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 항소에 이어...고 김경미 씨 산재인정에도 항소

법원이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근로복지공단이 또 다시 항소를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18일, 서울행정법원 제1재판부는 삼성반도체 공장 백혈병 사망 노동자인 고 김경미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 판결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그 업무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상 산재를 인정했다.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2010년, 고 김경미 씨에 대한 산재 불승인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법원 판결 후, 고 김경미 씨의 유족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 등은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항소를 제기하지 말아달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으며 이사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항소제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오후 3시, 기습적으로 항소를 제기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011년, 고 황유미 씨와 고 이숙영 씨에 대한 법원의 산재인정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를 제기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공단이 항소를 제기하면서 피해 노동자 유족들은 2년 4개월 이상 공단과 삼성을 상대로 법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반올림은 성명서를 통해 “고 김경미 씨 산재인정 판결이 났을 때 그 기쁨도 잠시 뿐, 고인의 유족과 반올림은 또다시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할까봐 노심초사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항소를 제기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모든 노동자과 유족, 국민을 적으로 만들 셈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근로복지공단에서 항소를 거듭 제기하는 것은 산재보험제도의 취지와 그에 기초한 법원의 인정기준 완화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공단 스스로 반 노동자적, 친 자본적 기관임을 낯부끄럽게 밝히고 있는 셈”이라며 “공단의 항소제기로 인해 유족들은 더 힘겨운 고통을 겪게 됐고, 노동자의 건강은 아랑곳없이 이윤만을 좇는 기업 ‘삼성’에 대한 엄격한 사회적 비판의 기회도 유보 됐다. 유족에게는 고통을, 삼성에는 면죄부를 안기는 근로복지공단을 해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