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중단’ 철도노조, 2만 서울 집결...19일 투쟁 선포

17일까지 답변 없을 시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 대규모 투쟁

6일째 파업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대규모 서울 상경 집회를 벌였다.

철도노조와 민주노총은 14일 오후 3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노조 결의대회와 민주노총 결의대회, 철도민영화 저지 촛불집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철도노조 조합원 1만 2천 여 명과 민주노총 조합원, 연대단위, 시민 등 약 2만 여 명이 참석했다.

철도노조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투쟁명령을 발하고, 17일까지 정부와 공사가 대화에 나서지 않을 시 19일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삭발을 감행하고 철도노조 파업 지지, 엄호를 결의했다.


철도노조, “17일까지 답변 없을 시, 19일 2차 상경투쟁 돌입”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지난 13일 오후 5시 30분부터 실무교섭에 돌입했으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교섭 결렬을 맞게 됐다.

당시 노조는 철도공사 측에 △수서발 KTX 별도 주식회사 설립 결정 철회 △수서발 KTX 주식회사 면허 발급 중단 △국회 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을 위한 소위 구성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고소고발과 직위해제 등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노조의 요구안은 철도공사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고소고발 및 직위해제 역시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교섭이 파행을 맞았다.

노조는 “노사간 입장 차이가 커서 교섭을 중단했다”며 “노조는 공사의 입장 변화를 요구하며 교섭의 장을 계속 열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공사는 파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는 총파업 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하고, 17일까지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인 19일, 제2차 상경투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열린 집회에서 “국토교통부는 철도공사 측에 ‘노동조합과 절대 교섭하지 말라’고 강요하고, 노조 측에 아무런 조건 없이 복귀하라는 협박을 이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철도노동자의 총파업 투쟁은 중단없이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투쟁명령 3호를 선포하고 “정부와 철도공사는 17일까지 응답해야 한다. 국회도 이제 책임있게 나서서 17일 국토교통위에서 대안을 마련해 달라”며 “만약 이때까지 국민과 철도노동자가 만족할만한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인 오는 19일 대규모 2차 상경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이후 전개될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와 철도공사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철도노조는 답변 마지막 시한인 17일에도 권역별 또는 지구별 집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 철도민영화 투쟁 확산...19일 범국민 투쟁전선 구축 예고

민주노총은 철도노조 결의대회 직후인 4시경부터 같은 장소에서 ‘철도파업 승리/민영화, 연금개악 저지/노동탄압 분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철도파업 승리를 결의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신승철 위원장은 “다음 주 19일은 대선 1년째 되는 날이다. 철도민영화 사태에 대한 해법과 대화요구를 무시한 박근혜 대통령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그날 철도민영화 뿐만 아니라, 총체적 대선개입, 공안탄압, 노동탄압, 민영화, 연금개악 등을 강행하는 박근혜 정부를 겨냥해 범국민 투쟁전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서 “철도노조는 물론 화물운송하역노동자, 서울지하철, 인천공항지역지부 등 투쟁하는 조직을 결집시킨 연대투쟁을 바탕으로 종교계, 정당, 시민사회 등 모든 사회세력을 결집시켜 범국민적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15일부터 전국 새누리당 압박투쟁을 시작으로 17일 철도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 선전전, 촛불집회 등을 이어가며 21일 삼성전자서비스 투쟁까지 내, 외부 투쟁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투쟁사에 나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명절, 결혼기념일, 아이들 입학식, 졸업식을 알고도 모른 척 하며 20년, 30년 일 해 왔으면 이제는 다리 한쪽은 뻗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정부는 철도 사유화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이 서서먹던 밥그릇까지 깨 버리겠다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김진숙 지도위원은 “싸움에도 때가 있다.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며 여론도 좋다”며 “이제는 질긴 놈이 이기는 거다. 철도는 노동자들의 청춘이자 모든 것이며, 국민들의 것이다. 잘 버티자.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주문했다.

노무사와 변호사, 법학교수 등 약 300명의 법률가들은 ‘법률가 선언’을 발표하고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무효와 노동자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연간 4천 억 원의 손실을 알고도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강행한 철도공사 임원진들은 명백한 배임죄에 해당한다”며 “또한 철도노조 파업은 너무나도 정당한 투쟁이다. 소환장과 체포영장 발부는 노동자들이 아닌 철도공사 임원진과 국토교통부에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제 사회의 지지도 잇따랐다. 외스타인 아슬락센 국제운수노련(ITF) 철도분과 의장은 이날 철도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해 “전 세계 수 백 만의 철도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한국 철도노조의 민영화 저지 투쟁은 세계 노동운동에 상징적인 의미”라며 “철도노조 동지들은 합법적인 파업을 하고 있다.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는 한국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5시 40분 경 부터 서울역에서 ‘시국촛불집회’를 개최했으며 오후 7시 경 집회를 마치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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