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고대 학생들, 철도노조 위원장 ‘답장’ 전해

민주노총 방문해 ‘철도노조 위원장께 부치는 답장’ 대자보 붙여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 열풍을 몰고 온 고려대 학생들이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지난 14일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고려대에 붙이고 간 대자보에 대한 답장을 전하기 위해서다.

맨 처음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써 붙인 고려대 주현우 씨와 강태경 씨는 18일 오후 2시경,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입구에 ‘철도노조 위원장님께 부치는 답장’이라는 대자보를 걸어 붙였다. 직접 대자보를 작성한 강훈구 씨는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인 뒤 “전국 곳곳의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밀양, 강정 주민 분들 모두 참느라고 고생하셨다. 이제 우리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찾아가자”고 밝혔다.

또한 강훈구 씨는 대자보를 통해 김명훈 철도노조 위원장에게 “파업 현장에서 정신없으실 텐데 멀리 고려대학교에 오셔서 새벽에 몰래 붙이고 가신 대자보를 보고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았다”며 “철도노조를 응원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큰 힘을 받은 것 같아 괜히 미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전국 곳곳에 안녕하기 못하다고 고백하는 대자보가 붙고 있다”며 “다른 사람의 존재와 고통을 외면하고, 우리는 안녕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떤 신문은 우리를 불순한 외부세력이라 부른다”며 “우리는 우리의 안녕을 위해 서울역으로 나갔던 진짜 ‘내부세력’이었다. 자신의 안녕을 말하는 것이 불순한 일이라면, 이제 우리는 한 없이 불순해지려 한다”고 밝혔다.


강 씨는 “16일 어제, 위원장님 등 노조 간부 10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들었다. 다시, 우리는 안녕하지 못하다. 다시 마음속에 슬픔이 차오른다”며 “우리는 이제 우리의 슬픔을 우리의 목소리로 말하고 발걸음으로 표현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14일, 고려대 정경대 후문 부근에 ‘학생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김 위원장은 “너무나 많은 국민들께서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해 주셔서, 그 힘으로 버티고 싸우고 있다”며 “불편을 조금만 참아 주시면 꼭 철도민영화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에 이 어떤 어려움이 닥쳐온다고 해도 안녕하지 못한 세상에 조금만이라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면, 기꺼이 그 길을 가겠다”며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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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 안녕들하십니까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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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노동자

    감동입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