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국제이슈로...철도노조, 민주노총에 국제연대 물결

민주노총 침탈 이후 연대 메시지 쇄도...홍콩·일본·터키 등 한국대사관 앞 항의시위

철도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이 국제적인 이슈로 확산됐다.

27일 민주노총은 보도자료를 통해 “철도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억압하고 노동조합을 폭력적으로 공격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항의가 세계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22일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영장 집행을 이유로 경찰이 불법적으로 민주노총 건물을 침탈하는 장면이 생중계되는 동안 이 소식은 SNS등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됐다. 각국에서는 이에 맞선 항의행동이 벌이지고 있으며 이 소식은 또 민주노총으로 계속 들어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크리스마스 휴가시즌임을 감안한다면 해외의 반응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현지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항의행동은 한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의 항의행동 및 항의 서한 전달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호주, 루마니아, 뉴질랜드, 나이지리아, 터키, 미얀마, 노르웨이, 홍콩,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의 철도노동자 등 노동자들은 현지 한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여 민영화에 반대하는 한국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의 정당성을 지지하고 이를 탄압하는 한국 정부를 규탄했다. 조지아에서 한 노동자는 “불행히도 조지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없다”고 지적할 만큼 해외에서 철도 파업에 대한 관심과 지지도는 높다.

  터키 주재 한국 영사관 앞에서의 터키 노동자들의 철도파업 연대 시위 장면 [출처: 민주노총]

터키진보노총은 24일 한국 영사관 앞 시위에서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을 규탄한다"며 한국어로 구호를 외쳤다. 또 "한국 노동자들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터키어 구호를 함께 적은 현수막과 민주노총과 DISK의 로고를 함께 새긴 바탕에 "한국 철도파업을 지지합니다" "우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등의 한국어 구호와 영어, 터키어 구호가 각각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행동을 지속했다.

일본에서는 전국건설운수연대노동조합과 전국커뮤니티유니온연합회 소속 20여 명의 노동자들이 12월 25일 오후 3시 도쿄 소재 주일한국대사관을 찾아 "과거의 군사독재정권을 떠올릴 만큼 법을 무시한 만행"이라며 한국 정부를 규탄했다.

홍콩노총도 24일 서한을 통해 "한국 정부는 파업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민주노총 사무실을 수많은 경찰을 동원하여 침탈"하였다고 규탄하고 △연행자 석방 △철도노조 및 철도파업 중단 △민영화 중단과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항의행동 과정에서 홍콩 영사관측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홍콩노총 뭉슈탓 사무처장을 밀치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취해 참가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외에도 27일을 비롯해 국제적인 연대 행동이 다양한 지역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터키에서는 공공노총(KESK) 소속 철도노조(BTS) 주최 연대행동이, 미국에서는 운수노동자 연대위원회(Transport Workers Solidarity Committee)가 이날 샌프란시스코대한민국총영사관 앞에서 시위할 계획이다. 프랑스 연대단결민주노조(SUD) 소속 철도노조 주최의 연대행동도 진행되며, 호주 제조노조(AMWU) 등은 내달 2일 시드니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한다.

연대메시지도 빗발친다. 국제노총 사무총장은 28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연대 서한을 보내, "28일 총파업을 지지하며 한국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찾을 때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계속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메일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연대 서한이 속속히 도착하고 있다. 27일 주프랑스 대사관 앞 항의행동을 앞두고 있는 단결연대민주(SUD)노조 소속 철도노조는 22일 민주노총 침탈 직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철도노조 앞으로 서한을 보내 연대의 뜻을 보냈다. 이외에도 인도노총(CITU), 호주 건설삼림광산에너지노조(CFMEU), 칠레노총(CUT-Chile), 파나마 농업노동자 지협연맹(FITA)도 철도파업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승리를 기원했다.

온라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레이버 스타트가 운영하는 철도파업지지 온라인 캠페인에는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14,224명이 동참했다. 이 캠페인은 총 18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또한 레이버스타트 사이트는 철도파업 소식을 시시각각 전하며 캠페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이외에도 민주노총의 제안으로 영문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kctueng)에서 철도파업, 민주노총 총파업을 지지하는 '인증샷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젠로렌 각 지역본부, 필리핀항공 노조( PALEA), 태국 공공노총(SERC) 및 국영철도노조(SRUT), 인도네시아 여러 독립노조 등 각지에서 "안녕하지 못합니다. **을 중단하라, 철도파업/한국 노동자들을 지지합니다"라고 적힌 손피켓 또는 각자 제작한 손피켓을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려 연대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민주노총]

극에 달한 한국 정부의 탄압과 전력, 전세계를 몰아치는 민영화 바람이 국제연대 활성화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철도파업에 대한 국제 연대가 뜨겁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3가지로 그 배경을 설명한다.

우선, 경악스러운 정부 탄압 때문이다. 지난 9일 철도파업 돌입 직후 참가자 전원을 직위 해제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철도 간부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또 민주노총에 지도부가 있다는 이유로 5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서 침탈한 모습은 국제적인 충격을 낳았다는 것이다.

또한, 철도노동자들을 지속적으로 탄압했던 한국 정부의 전력이 국제적인 연대를 확대시켰다는 견해다. 정부는 2009년 철도파업에 대해서도 전원 징계, 위원장 구속, 막대한 가압류 등으로 철도노동자들을 거세게 몰아붙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철도노조 파업 시작부터 국제운수노련, 국제노총은 이를 주목, 이번에도 탄압이 심할 것이라고 보고 엄호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했다. 철도파업 시작 다음날부터 국제운수노련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철도파업 지지 행동을 제안하고 공동 진행했다.

이외에도 전세계적으로 몰아치는 민영화 바람에 대한 세계 노동자들의 공통된 위기 의식과 연대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등에서는 공공부문 긴축 아래 공공서비스가 심각하게 축소됐다. 류미경 국장은 “일례로 최근 보수정권이 들어선 호주에서도 공공서비스에 대한 공격이 자행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호주의 건설노조는 '호주에서도 이런 일이 있기 때문에 공공서비스를 지키기 위한 철도의 투쟁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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