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5년...“여기 사람이 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살자“

용산 5주기 추모대회...“국가폭력에 의한 용산학살 잊지 않았다“

21일 용산참사 5주년을 앞두고 유가족과 석방된 철거민을 비롯, 수천명의 참가자들이 국가폭력에 의한 용산학살을 기억하며 함께 살고 함께 싸우자는 투쟁의 의지를 모았다.

용산참사 5주년 범국민추모위원회는 18일 오후 2시, 용산참사 현장에서 추모집회를, 4시에는 서울역에서 투쟁대회를 진행했다.


주차장 공터로 방치돼 있는 용산역 앞 용산참사 현장에는 용산참사 유가족과 수감생활을 마친 생존자, 사회단체 회원 등 700여명이 모여 5년전 일어났던 경찰의 살인진압을 규탄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가졌다.

추모집회에서 조희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 대표는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되었지만 철거민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박근혜 정부에 이어서까지 용산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주 대표는 “진실을 은폐하고 수사기록 3천쪽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정병두 당시 수사본부장은 대법관 후보에 올랐고, 경찰 책임자인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됐다”며 “거꾸로 선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 계속해서 투쟁하는 것이 열사들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년전 망루에 올랐다 사망한 이상림 열사의 아들이자 생존자인 이충연 전 용산4상공 철대위원장도 “용산을 잊지 말아 달라”며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도 용산참사의 진실을 은폐하는데 급급할 뿐이며, 철거민들과 모든 이들이 정권퇴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집회에 이어 진행된 용산 5주기 투쟁대회에서는 국가폭력에 맞선 투쟁의 의지를 다지는 한편 연대를 호소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행복을 원하는가”라고 묻고 “그렇다면 용산학살의 주범, 이명박을 잡아넣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는 그러기는커녕, 우리 서민들을 죽이고 노동자들을 감옥에 집어넣고 있다”며 “부정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돼 국민 행복을 원한다고 거짓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는 몰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출소한 철거민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투쟁에 함께 해온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지속적인 투쟁을 약속했다.

김태언 용산참사진상규명위 상황실장은 “용산의 남일당은 2009년 1월 21일 용산학살이 일어난 5년 전에 그대로 멈춰서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학살 현장이 주차장으로 방치돼 있기 때문만 아니라 진상 규명이 되지 않고, 수많은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했다.


전재숙 용산참사 유가족은 “우리는 5년 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를 또 한번 죽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에겐 여러분이 있다”며 “5주기를 앞두고 여러분 마음에 용산이 잊혀질까 두려웠지만 구속된 철거민이 석방되도록 저희 곁에 있다”고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표현했다.

전재숙 유가족은 또 “김석기를 내모는데, 박근혜를 퇴진시키도록 앞장 서겠다”며 “여러분이 버팀목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용산 투쟁과 함께 온 쌍용, 강정과 밀양 투쟁 동지들도 연단에 서 지난 5년의 시절을 되돌아보는 한편, 지속적인 투쟁을 결의하고 연대를 호소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후 3천명이 거리로 내앉았고, 20여명이 목숨을 끊었으며, 47억원의 손배소, 5번째 겨울을 맞았지만 연대 투쟁 동지들 때문에 투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벌 권력은 구속돼도 온갖 이유로 풀려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계속 구속되는 이 현실의 중심에 박근혜가 있다”며 “정리해고와 노동탄압 분쇄를 위해, 박근혜에 맞서 더 강력하게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고건일 해군기지 반대 주민대책위 부위원장은 “제주 전쟁기지에 맞선 투쟁으로 오늘도 재판장에 불려다니고 있지만 생명평화의 마음을 계속 지킬 것이다”라며 “새로운 세상이 올해 활짝 열릴 것이라고 믿으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밀양에서 올라온 구미현 주민은 “밀양에는 수천명의 경찰들이 점령군처럼 쳐들어와 공사를 하고 있다”며 “세워진 송전탑 8개는 우리 주민들이 피 흘리고 쓰러진 것에 대한 상징물이자 구속되고 억압받는 억울함이 서린 흉물이자 괴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주민들은 많이 지쳐 있다”며 “25일 밀양희망버스에 참여해 따듯하게 손을 잡고 안아달라”고 부탁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법과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박근혜 정권이 민주노총을 침탈했다”며 “민주노총은 불법적인 정권에 맞서 다시 일어나기로 했다”고 밝히고 “김석기, 이명박이 구속되고, 박근혜가 퇴진하는 시발점을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또, “2월 25일 총파업 승리가 필요한 것은 용산 학살 주범을 역사의 심판에 세워야 하기 때문”이라며 “침묵하거나 복종하지 말고 저항의 깃발을 민주노총과 함께 드높이자”고 제안했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는 20일에는 12시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추모제를 진행하며 28일,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 2년, 그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추모토론회, 29일에는 용산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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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마지막 학생 분 참 예쁘시네요!

    마음씨도 착하고 얼굴도 곱고, 저도 다음 번 행사에 기회가 주어지면 참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