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고공농성 100일 넘어...“노조파괴 맞서 하나의 투쟁으로”

금속노조 노조파괴 중단, 사업장 처벌 촉구 집회

‘노조파괴’ 공작에 맞서 유성기업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유성지회) 이정훈, 홍종인 지회장의 고공농성이 100일을 넘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지난 20일이 고공농성 돌입 100일이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충북 옥천에 다다르면 ‘유성기업 유시영 사장 구속’을 촉구하는 펼침이 한 눈에 들어오고, 금속노조의 깃발과 ‘단결 투쟁’ 깃발이 함께 펄럭인다. 하늘에 발붙이지 못하고 공중으로 몰린 이들이 살고 있는 고공농성장은 노조파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국 사업장 노동자의 상징이 되었다.

[출처: 정운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사법부가 노조파괴 사업주 비호...민주노조 사수 투쟁으로”

전국금속노조는 22일 오후 4시 고공농성장 앞에서 100일이 넘은 고공농성 투쟁을 엄호하는 것과 동시에 노조파괴 공작 중단, 유시영 유성기업 사장 구속, 이기봉-최성옥 공장장 퇴진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쌍용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유성지회 이정훈, 홍종인 지회장이 벌써 100일 넘게 철탑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며 “유성지회 투쟁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금속노조가 이 자리에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부위원장은 “유성지회 투쟁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지회장들이 노조의 승리로 내려오는 모습 보고 싶다”며 “비참한 생활을 청산하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조파괴 공작에 맞서 싸우자”고 주문했다.

[출처: 정운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이 자리에 모인 노동자들은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의 처분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검찰은 회사가 노조파괴 공작의 일환으로 친성향의 제2노조 설립에 관여, 개입하는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유성기업 사업주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사업주의 불법 노조파괴 행각으로 신음하는 금속노조 전국 각 사업장 고소고발 건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내렸다. 노동자들은 “사법부가 악덕사업주를 비호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고공농성중인 홍종인 유성아산지회장은 “검찰이 유성기업 사업주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며 “2012년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압수수색 등 노조파괴 증거가 모두 드러났어도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유성지회 조합원들의 힘찬 투쟁과 지역 노동자들의 끈질긴 연대의 힘으로 유성지회 싸움은 승리로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며 “노조파괴는 유성지회 뿐만 아니라 전국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노조파괴에 맞선 하나의 투쟁, 민주노조 사수 투쟁 벌이자”고 강조했다.

이민일 한신대 신학대 학생회장도 “하늘 위에 매달린 노동자들의 요구를 정부와 사법부가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자본의 거대한 폭력에 짓밟히는 노동자들을 볼 때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생마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노조파괴에 맞선 ‘단결된 힘’ 주문...“하나로 결집해 금속노조의 투쟁으로”

특히 노조파괴에 맞서 유성지회의 싸움이 장기화 되고 고공농성도 100일이 넘자 향후 금속노조와 사업장 노동자들의 ‘하나 된 힘’만이 노동 탄압 국면을 돌파할 수 있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고공농성중인 이정훈 영동지회장은 “사람이 태어나면 100일 잔치를 한다. 또한 사람이 죽으면 100일 탈상을 한다. 오늘 고공농성 100일 금속노조 집회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고공농성 100일째를 맞아 집회를 하고 있지만 그동안 과연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되짚어보자”고 말문을 열었다.

이 지회장은 “오늘 집회는 어떤 투쟁 할 지 반드시 결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노조파괴 사업장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도 걸쳤고, 압수수색도 하는 등 수 많은 노조파괴 자료가 넘쳐나는 대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 차려진 밥상 위에 밥도 챙겨먹지 못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사업장 넘어 금속노조로 뭉칠 때만이 노조파괴 공작에 맞선 투쟁이 끝날 것이다. 하지만 우린 아직 투쟁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며 “금속노조가 매번 외치는 것처럼 하나가 되어 투쟁하자. 하나로 결집해서 노조파괴 사업장을 금속노조로 모아 투쟁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출처: 정운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조민제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최근 검찰이 노조파괴 사업장 사업주들에게 면죄부 처분을 한 일은 앞으로 사업주가 노조를 마음대로 유린하고,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조를 깨도 용인하겠다는 의미이다”며 “유성지회 싸움은 현 시기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한 대단히 중요한 투쟁이다”고 말했다.

정원영 금속노조 충남지부장도 “오늘 집회는 민주노조 사수 투쟁의 결의를 모으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검찰의 사업주 무혐의 처분 이면에는 박근혜 정부의 민주노조 죽이기 공작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집회 마지막 순서로 이정훈, 홍종인 지회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엽서에 적어 고공농성장으로 올려 보냈다.

[출처: 정운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출처: 정운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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