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시위 격화...시위대, 정부청사 접수

대통령, 내각 개편으로 양보...“시위대, 즉각 퇴진하라”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권과의 협상 후 반정부 시위는 다시 격화됐다. 우크라이나 시위대가 서부 6개 지역청사를 침탈, 접수했다. 야권은 시위대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3일에서 24일(현지시간) 이틀 사이 시위대는 우크라이나 농산부 청사와 서부 6개 지역청사를 접수했다. 우익 시위대는 르보브, 테르노폴, 로브노, 루츠크와 이바노프란고브스크를 접수하고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임명한 주지사들에게 사퇴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시위대는 키예프 서부 체르노브키 지역청사를 접수했다가 경찰이 다시 회복하며 이 과정에서 58명을 연행했다. 또한 시위대는 치토미르에서도 관청 습격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출처: 슈피겔 화면캡처]

<융에벨트>는 “우크라이나 서부에서의 쿠데타”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하고 지역 청사를 접수한 시위대는 극우 세력이라고 전했다. 체르노브키, 로브노 지역관청 습격 장면이 담긴 인터넷 동영상에서는, 복면을 쓴 수백명이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영웅에 영광을’이라는 고전적인 극우의 구호를 외쳤고, 군중 사이에는 파시스트 조직인 UNA-UNSO의 흑적기를 볼 수 있다.

키예프에 위치한 농산부 건물을 점거한 이는 우익 세력인 ‘우익섹터’ 운동 지지자들이며, 우익 국가주의자들의 거점인 르보브에서는 인터넷 방송사 ZIK TV에 자칭 군사전문가가 출연해 시위대에 무장해 경찰을 저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융에벨트>는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청사 침탈과 접수에 대해 이제까지 대통령에 충성하고 있는 동부 출신의 경찰에 대한 위협의 일부분이라고 평했다.

  22일 반정부 시위대가 도심에서 정부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을 끌고가고 있다. [출처: 융에벨트 화면캡처]

한편, 24일 밤 10시경(현지시간) 키예프에서는 시위대가 정부와 야권과의 협상 결과를 비판하며 대통령궁 방향으로 행진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또, 키예프 도심 바리케이트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대치, 경찰에 화염병과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대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권과의 협상에서 야권은 대통령 사퇴와 조기 대선 및 총선을 요구했지만,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대통령은 그러나 내각 개편, 연행된 시위대 전원 석방과 최근 개정된 시위통제법의 재논의를 약속했지만 시위대의 반발을 누르지 못했다.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로 알려진, 권투 세계 챔피언 출신 비탈리 클리츠코 ‘개혁민주동맹’ 당수는 “유혈 없는 권력 교체는 아직 가능하다”며 시위대에 폭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지만 허사였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야권 정치인들이 시위운동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현재 키예프에서 스포츠용으로 쓰이는 무기를 판매하는 모든 건물의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 야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격렬한 충돌로 인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700명이 부상을 당했다. 여성 1명도 실종됐다고 알려졌다.

[출처: 슈피겔 화면캡처]

[출처: 슈피겔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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