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기사, 4일간 최초 전국 규모 파업

전국 45개 센터 850명 파업 참여...‘대체인력투입 중단, 임단협 체결’ 요구

노동조건 개선, 생활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는 삼성전자서비스 기사들의 파업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에 노조가 5일~8일까지 4일간 최초로 전국 규모의 집단파업에 돌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4일간 45개 센터(31개 분회) AS노동자 850여 명이 참가하는 전국 파업을 진행한다”며 “이번 파업은 AS노동자들이 벌이는 최초의 전국 규모의 파업이다”고 5일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교섭 진행 과정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하는 분회 숫자가 더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서비스 원청과 노사 교섭을 대신하고 있는 경총 교섭대표단은 책임 있는 자세로 임금안을 제시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등 조속히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회는 전국 규모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각 지역별로 파업일정을 진행하면서, 5일 도심 한 복판 ‘삼성을 바꿔 삶을 바꾸자’ 집단 율동, 6일 ‘또 하나의 가족’ 영화 관람 추진, 7일 故최종범 열사 100일 추모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탄압 실상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지회는 작년 7월 노조 결성 이후 전국 협력업체와 임단협 체결을 위한 교섭을 하며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 중단 △‘건당 수수료’ 임금제 폐지와 생활임금 보장 △노조 활동 보장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안전한 일터 만들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해 삼성전자서비스 칠곡센터 임현우 서비스기사의 과로사와 회사의 노조탄압에 맞선 천안센터 최종범 열사의 자결 등 연이은 노동자 사망으로 삼성전자서비스 기사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사회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는 노사 교섭에 직접 나서기보다 경총에 교섭을 위임하고, 임단협 체결을 위한 안을 내지 않는 등 사실상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회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경남, 경기남부, 울산, 인천, 충청, 서울, 광주 등 순으로 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절차를 거쳤다. 또한 평균 95% 이상의 조합원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해 95% 이상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되면서 지회는 합법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당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이번 파업에 대해 5일 “삼성 노동자들이 벌이는 최초의 대규모 파업이며, 전국 규모의 파업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더 이상 노동자들을 탄압하면서 이윤을 갈취하는 일은 계속될 수 없다는 경고를 삼성에게 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요구한 단체협약안은 과도하기는커녕 매우 기본적인 사항일 뿐”이라며 “그러나 아직도 삼성은 노조와 성실하게 교섭을 할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최종범열사대책위 등은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서비스의 대체인력 투입을 규탄했다.

지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는 파업이 진행 중인 경남과 경기남부, 서울 등 각각 2개~26개 업체에 1월 13일부터 2월 4일까지 최소 2명에서 100여명 이상의 본사와 타 업체 기사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했다.

예를 들어 1월 20일 파업을 진행한 부산양산, 경남, 경기남부 지역 14개 업체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기사 100여명, 타업체 기사 16명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 1월 29일부터 투입된 대체인력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데, 지회는 “삼성전자서비스가 대체인력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내부 전산망을 수정하고 막았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대체인력 투입과 관련해 “지회의 지역별 파업에 하루 최대 9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지회가 파악할 수 있었던 삼성전자서비스 원청 기사 대체인력수는 많을 경우 하루 100여명이 넘었다”며 “원청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노동자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파업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체인력투입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삼성은 대체인력 투입을 즉각 중단하고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삼성전자서비스 기사들의 요구에 성실교섭과 생활임금 보장으로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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