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약속, '검은 손을 치우고, 상영관을 확대하라'

영화 지키기 위한 각계각층 움직임 확산

  엄명환 현장기자 [출처: 뉴스셀]

“영화 상영을 가로막는 검은 손은 누구인가? 극장주들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상영관을 늘려라!”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높은 예매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영관 수에 관계자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와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은 6일 오후 영등포 롯데시네마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사건인 삼성반도체 백혈병 실화를 다룬 영화의 상영을 껄끄러워 하는 대형 자본들의 검은 손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주들은 이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상영을 꺼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상영관 점유율이 두 번 째로 높은 롯데시네마 측은 수백 개의 상영관 중에서 단 13개 만을 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봉 당일인 6일 현재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롯데시네마는 7개관, CGV는 45개관, 메가박스는 22개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기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하여 영화상영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면 이는 우리 모두가 맞서 싸워야할 문제”라며 영화 상영관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엄명환 현장기자 [출처: 뉴스셀]

개봉 전부터 외압설에 시달리고 있는 ‘또 하나의 약속’은 각 지역 상영관에서 예매 사이트가 열렸다가 닫히거나, 상영관이 잡혔다가 돌연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반올림에 따르면 롯데시네마 서울대입구 지점에서 단체 관람을 신청했던 대학생들에게 돌연 단체관람 취소 통보를 했고, 포항에서는 단체 관람을 신청자들에게 ‘다른 영화를 상영해줄테니, 취소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만 여명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 시민들의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와 단위노조들은 단체관람에 적극 나섰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은 전국에서 천 여 명이 영화를 단체관람 한다고 밝혔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인들도 극장 측에 항의공문을 발송했다. 포털 싸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또 하나의 약속’ 상영관 확대 청원 글이 올라온 지 하루만에 2천여 명을 넘었고, SNS에서도 상영관 확대 촉구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한편,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반도체를 상대로 최초 산재 인정 판결을 이끌어 낸 황상기 씨의 눈물겨운 투쟁을 담았다. 황상기 씨 딸 고(故) 황유미 씨는 2003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입사해 2005년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2007년 세상을 떠났다.

  엄명환 현장기자 [출처: 뉴스셀]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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