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버스요금 인상 반대 로빈훗 시위

1천여 명, 중앙역 점거...무료 승차 운동 벌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당국의 교통비 인상 방침에 맞서 시위대가 주요 역을 점거하고 통근 승객들이 무료로 승차할 수 있도록 승하차 시스템을 통제했다.

최근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6일 약 1천명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당국의 교통비 인상 방침에 반대하며 센트럴역으로 행진, 역과 주변 버스정류장을 점거한 뒤 개찰구를 파괴하고 통근자들이 무료로 승차할 수 있도록 하는 로빈훗 시위를 벌였다.

경찰 당국은 시위대에 대해 페퍼스프레이, 최루탄과 섬광탄을 투입, 저지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출처: http://www.popularresistance.org/]

평화로운 행진 후 ‘블랙블록’ 수십명의 활동가들은 전력으로 질주해 경찰이 역 문을 닫기 전 역으로 들어가 십자형의 개찰구를 박살내고 통근자들이 요금을 내지 않고도 승차할 수 있도록 했다. 곧이어 시위대는 역 안을 가득 채우고 드럼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삼바춤을 추면서 시위를 진행했으며 수천명의 통근자들은 센트럴역에서 파괴된 개찰구를 통해 플렛폼으로 진입했다.

이날 시위대는 역 밖에 위치한 티켓판매기에도 불을 놓는 등 당국의 버스비 인상 방침에 격렬하게 항의했고, 경찰과의 대치 중 20여명이 연행됐다.

이번 시위는 최근 에두아르도 파에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이 버스비를 9일부터 2.75헤알에서 3헤알(약 1,350원)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터져 나왔다. 이 비용은 월 최저임금 724헤알을 버는 통근자들에게는 수입의 6분의 1이 넘는 무거운 수준이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6월, 당국의 버스비 인상 방침으로 전국 80개 도시에서 1백만명 이상이 가두 시위에 나서는 전국적 소요를 촉발한 바 있다. 당시 시위대는 버스비 인상 문제에서 나아가 주거, 교육, 의료 복지 등 브라질 사회 전반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했다. 위력적인 거리 시위의 압력 아래 당시 요금 인상 계획은 취소됐지만 리우데자네이루 당국이 인상안을 꺼내들며 다시 문제가 됐다.

퇴근 중이었던 43세의 파비아나 아라곤은 “전적으로 이 시위를 지지한다”며 “한달 월급 1,000헤알 중 3분의 1을 교통비로 쓰고 있지만 지저분한 객실에 꽉 찬 승객과 함께 에어컨도 없이 다녀야 한다”고 그는 말하곤 “터무니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위 참여자들은 오는 6월 12일 시작하는 월드컵 때까지 보다 많은 시위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시위에 참가한 21세 학생 야스민 트하브나는 “정부는 요금 인상이 아닌 서비스 향상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월드컵 시기가 되면 보다 많은 집회가 있을 것이다. 월드컵은 불평등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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