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담을 넘어 함께 한 쌍차노동자들의 봄날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 이야기'..쌍용차 노동자 및 시민 1,600명 참여

2월 10일 김제동과 함께 쌍용차 가족들이 모였다. 쌍용차 해고자들이 쌍용차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가족, 그동안 함께 싸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김제동 토크콘서트를 기획했다. 김제동 씨는 출연료도 없이 콘서트를 열었고, 1,6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2009년 회계조작에 의한 정리해고 뒤 네 번의 봄이 지났지만, 쌍용차노동자들에게는 끝나지 않는 겨울이었다. 77일간의 치열한 공장점거 파업, 국가에 의한 무자비한 폭력이 지나고 쌍용차에서 일하던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산자’와 ‘죽은자’로 나뉘어야 했다. 그 사이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24명의 소중한 목숨이 사라졌다. 대한문에서 1년 6개월 동안 분향소를 지켰지만, 경찰병력은 이를 철거했고, 고소고발과 구속수감이 이어졌다.

그랬던 이들이 5년 만에 진정한 봄을 맡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정리해고로 노란봉투를 받았던 사람도, 이제는 공안 안에서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감내하고 있는 노동자도, 3년의 무급휴직 뒤에 어렵게 복직했던 사람도,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그간의 상처와 아픔을 함께 보듬었다.




10일 저녁 평택대학교 90주년 기념관은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 평택 시민들까지 1,600여명이 함께 김제동 토크콘서트 ‘봄날이야기’에 함께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계륜 위원장을 비롯해 은수미·장하나 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이용길 노동당 대표, 김선기 평택 시장 등이 함께 했다.

이번 콘서트는 쌍용차 해고노동자과 공안 안 노동자들이 함께 마련한 셈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해고자들이 직접 만든 김밥을 출근시간 공장 앞에서 판매했고, 이에 마음을 모아준 공장 안 노동자들이 하나 둘씩 사준 김밥 값으로 추진 됐다. 쌍용차지부는 “처음 김밥을 말아 공장 출입문에 섰을 때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됐지만 따뜻하게 김밥을 사주는 손길을 접할 수 있었다”면서 “온정에 보답하고자 토크콘서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지난 7일, 서울고등법원의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 판결이 나온 뒤라 콘서트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행사를 주관한 심리치유센터 ‘와락’과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더는 반목과 갈등의 굴레에서 힘들어하지 않고 새로운 관계에서 따뜻한 2014년 봄을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제동 씨는 역시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웃는 날을 기다려봅시다. 그 시간이 길지 않기를 바라요. 그런 결정을 내리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진심의 박수를 드립시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데, 재판장님들께 미리 고마움의 박수를 보냅시다."면서 축하했다.

김 씨는 또한 “공장 안과 밖,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위로하고 연대하면서 웃으면서 멀리 가봅시다”면서 “공장안에 계신 분과 공장 밖에 계신 분들이 봄날에 함께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웃음이 만발한 봄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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