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경제혁신 3개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공공부문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또 다시 천명했다.
정부 차원의 강경책이 이어지면서 노조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 소속 공공기관 노동조합들은 이미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공대위)’를 구성했으며, 상급단체에 가입돼 있지 않은 공공기관 노조들도 속속 공대위에 결합하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공대위는 정상화 대책과 관련한 교섭권을 모두 상급단체로 위임해, 이후 이와 관련한 단체교섭과 노사협의를 모두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교섭 결렬과 함께 5~6월에는 파업 돌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약 200개 공공기관 노조, 26일 대표자 회의... 교섭권 위임 등 결정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대위는 오는 27일 오후, ‘전체 공공기관노조 대표자 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는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대위에 소속돼 있는 175개 사업장을 비롯해, 상급단체에 속해 있지 않는 공공기관 노동조합도 결합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노조들은 회의를 통해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교섭권 위임 여부를 결정짓는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상급단체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과 관련한 단체교섭 및 노사합의를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교섭 결렬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해 6월 투쟁에 나서기 위한 발판이다.
박준형 공공운수노조연맹 공공기관사업팀장은 26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가 방만경영 정상화를 위해 단체협약 개정을 요구할 전망이기 때문에, 교섭권을 위임받은 상급단체는 교섭을 거부한다는 방침”이라며 “노조 동의 없이 단협 개정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조가 교섭을 거부하면 자연스럽게 정책이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3월 교섭을 거쳐 5월 말~6월 경 교섭이 결렬되면, 쟁의권을 확보해 6월을 기해 쟁의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시기는 정세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대위는 회의를 통해 정상화 대책 추진 관련 협의체의 참가를 거부하고, 3월 말로 예상되는 경영평가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음 주 중에는 공공기관 부채에 책임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등 5명을 배임죄로 고발한다.
공공기관 부채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작업도 병행된다. 공대위는 지난 2월부터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과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등 5명의 전문가를 모아 에너지, 교통, 주거, 금융 등 각 분야에 대한 진단과 정책적 대안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각 기관이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사업장마다 단협 또는 취업규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박준형 팀장은 “전력기술공사는 경조사비의 지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고, 지적공사도 경조사비와 학자금 지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가스안전공사에서는 산업재해로 퇴직한 사람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까지 폐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선 공공부문부터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공공부문 개혁 과제로 제시한 것은 크게 △방만경영 개선 △기업분할, 자회사 신설 등 경쟁체제 도입 △민간 개방 및 구조조정 등이다.
박 대통령은 “조직 안팎으로 경쟁원리를 과감하게 도입할 것”이라며 “철도처럼 공공성은 있으나 경쟁이 필요한 분야는 기업분할, 자회사 신설 등을 통해 공공기관간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임대주택 등 민간참여가 가능한 공공서비스 분야는 적극적으로 민간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유사, 중복사업 통폐합을 통해 정부재정사업을 향후 3년간 600개 이상 감축하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3개 공적 연금에 대해서는 내년에 재정 재계산을 실시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도 개정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