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1,400명 파업 돌입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 14개 사업장 ‘임금인상’ 요구하며 파업

3일, 서울지역 대학 및 병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1천명 이상이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 대학 및 병원 청소, 경비 노동자 등은 3일 오전부터 생활임금 쟁취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는 고려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운대, 인덕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 12곳의 대학과, 고려대 안암병원, 연세재단빌딩 등 총 14곳의 사업장 노동자들이 동참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노조에 따르면, 14개 사업장의 집단교섭 대상자 1600명 중 1200명 이상이 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해성 서경지부 조직차장은 “현재까지 90% 이상이 고려대에 집결했고, 약 10% 정도는 대체인력 투입을 막기 위해 현장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파업에 돌입한 노동자들은 오후 2시부터 고려대에 집결해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고려대 청소, 경비 노동자들은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며 나머지 13개 사업장 노동자들은 내일 현장으로 복귀한다. 노조는 파업 이후 용역업체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을 시, 또 다시 파업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노조와 20여 곳의 용역업체는 8차례의 집단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임금 동결을 고수하며 지난달 5일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3차례의 조정이 이뤄졌지만, 사측이 동결안을 철회하지 않아 조정이 중지됐다.

앞서 노조 측은 공공기관 청소노동자의 기준노임단가와 근접한 시급 7,000원을 요구안으로 제시했지만, 사측이 임금 인상 불가를 고수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현재 서경지부 소속 미화노동자의 시급은 5,700원 가량이다.

하해성 조직차장은 “대학마다 개강을 앞두고 있어 가급적이면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고 타결을 이뤄내기 위해 노조에서는 대폭 양보안을 제시했고, 사측이 최소한 임금안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했다”며 “하지만 사측은 여전히 조정안을 낼 수 없다며 동결만을 주장했고, 급기야 8차 교섭에서는 집단으로 도주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는 “총파업을 통해 간접고용 노동자도 존중받아야 할 인권이 있는 당당한 사회 구성원임을 확신시키고자 한다”며 “이번 서경지부의 총파업은 생활임금 확보가 노동인권의 시작이라는 점을 알리고 생활임금의 현실적 기준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직후 집단교섭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용역업체 C사는 노조 측에 긴급 교섭을 요청했으며, 오후 4시부터 노사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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