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3년, 밀양에서 탈핵을 외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기...“후쿠시마, 우리 미래 될 수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3년이 된 11일, 밀양송전탑에 반대하는 각계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후쿠시마의 비극을 되돌아보며 탈핵으로의 방향전환을 외치고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와 녹색당 등 탈핵에 찬동하는 각계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3년을 계기로 “세계는 후쿠시마에서, 한국은 밀양에서 탈핵을 배운다”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준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상임대표는 “밀양에서는 어제도 광주지역 수녀님들이 방문해 거리미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경찰은 이마저도 봉쇄했고 농사지으러 가는 주민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송전탑을 지으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딱 하나, 핵발전소 때문”이라며 “밀양과 후쿠시마의 문제는 다르지 않다”고 밝히고, “밀양의 싸움은 제2의 후쿠시마, 제2의 밀양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서 40km 떨어진 이다테무라 방문 경험을 토대로 3년이 지난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후쿠시마의 비극을 전하고 정부에 “후쿠시마 주민들의 사투를 교훈으로 들으라”고 촉구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3년이 지난 현재, 이다테무라는 유령도시가 됐다”며 “축산농가로 유명했지만 모두 도살처분됐고, 54대까지 살아온 가정도 마지막 세대가 됐다”고 경고했다.

후쿠시마에 동행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참담하고 충격적인 현장”이었다고 밝히는 한편,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에너지 기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수렴은커녕 의견을 말살, 원전을 현재 23개에서 2배 가까이 확대하는 정책을 결정했다”며 “올 겨울 7차 전력수급 계획에 대한 탈핵 여론을 확대해나가자”고 제안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후쿠시마 사고 원전은 낡았었지만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안전하다고 속여 왔다. 우리가 무감각, 무관심하면 후쿠시마는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며 “낡은 고리 1호기 하나만 폐쇄하더라도 밀양 송전탑이 필요없다는 사실을 알려나가자”고 호소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우리가 함께 싸우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 정의와 불의에 관한 밀양 어르신들의 싸움에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오사카 가부키 댄서로 이날 퍼포먼스를 펼친 준 아만토 씨는 “우리의 미래를 통째로 빼앗는 전쟁이나 방사능을 좋아하는 시민은 없다”며 “고리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서울뿐 아니라 일본도 심각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는 슬픈 사태지만 한일 간 새로운 연대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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