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노동자, 조선산업특위 설립 촉구...현중노조 공동행보

금속노조 조선분과, 정치권에 요구안 전달


2일 오후 3시. 울산, 거제, 남해 등지에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올라와 기자회견을 하는 조선소 노동자들은 분이났다. 이미 오전엔 세종시에 들러 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 공무원도 만났다. 공무원으로 부터 돌아온 답변은 ‘검토해 보겠다’였다. 이미 2년 동안 귀 아프게 들었던 소리다.

세계 1위 조선강국의 조선소 노동자들은 새누리당 당사 앞에 섰지만,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도 화가 나 있었다. 정부가 검토만 하는 사이 정치권에선 아무 관심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상장이 폐지되고, 해외매각 위기에 있는 조선소 노동자들의 마음은 더 애가 탔다.

그래서 조선소 노동자들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 자신들이 직접 만든 ‘2014년 (금속노조) 조선분과 공동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이 요구안에는 △노사정 조선산업발전 특별위원회 설립 △중형조선소 지원대책 마련 △조선소 해외매각 및 해외이전 규제 △조선소 특별안전감독 실시 및 안전관리 대책 마련 등이 담겼다.

또 사용자 측인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엔 △사내하청을 포함한 총고용 보장 △조사정 조선산업특별위원회 설립추진 공동노력 △노동안전요구안 △통상임금범위확대 및 고정급 축소 금지 등을 요구로 담았다.


성만호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조선소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 안전, 복지 문제 등을 정치권이 안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노사정 특별기구인 ‘조선산업 발전특위’를 국회에 구성해 조선업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조선업의 일류 기술력을 해외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대우조선을 러시아에 매각하려는 물밑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며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조선업을 끼워 파는 것은 조선업의 몰락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재 신아SB 지회장(위원장)은 “1일 신아SB 채권단은 신규수주를 하면 안정화 될 수 있는데도 창원지법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1400억이 넘는 금액을 들려 신아를 인수할 회사가 단시일에 나타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장섭 STX조선 지회장도 “STX도 어제부로 상장이 폐지됐다”며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금속노조 가입 단체는 아니지만 조선소 분과 노조들과 조선 현안 공동 대응을 위해 함께한 정병모 현대중공업 위원장은 “울산, 남해, 거제에서 온 노동자들은 안녕하지 못하다”며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는 노동자들이 살자는 얘기가 아니라 기업을 살려내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병모 위원장은 “기업이 했어야 할 조선 산업 살리기 방안을 노동조합이 준비해 정치권에 전달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며 “조선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금 우리의 배 짓는 기술은 분명 세계 최고지만, 정부가 조선산업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한국은 오래지 않아 기술력은 물론 그 최고 기술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조선소 해외매각과 해외이전은 기술력 유출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생시킬 뿐”이라며 “국가적, 사회적으로 큰 손실만 가져 올 조선소 해외매각과 해외이전은 정부와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막아내야 하는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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