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창조컨설팅-사업주’ 수십 억 거래 알면서도 ‘은폐’

고용노동부 “금융거래내역 검찰에 넘겼지만 불구속 기소”, 직무유기 논란

검찰이 노조파괴 사업장과 창조컨설팅 사이에 오고갔던 수십억 원 대의 금융거래정보 기록을 확보했음에도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금속노조가 확보한 창조컨설팅과 관련 4개 법인의 금융거래내역에 따르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모든 노조파괴 사업주들이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자문료를 창조컨설팅에 송금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상적인 자문료 이외에도, 복수노조 설립, 복수노조의 과반수 지위 확보 등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특정 시점에는 수천에서 수억 원 대의 ‘성공보수’가 창조컨설팅의 계좌로 입금됐다.

그 과정에서 검찰은 이미 지난해 노동부로부터 위의 금융거래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해당 증거들을 활용하지 않은 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더기 불기소 처분을 내려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부가 (금융거래내역) 자료를 포함해 자문료 및 성공보수금과 관련해 수사를 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박화진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재판 자료로서 (금속노조가)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이전에, (고용노동부는) 압수수색을 통해 그 자료를 이미 확보했었다”며 “이 자료에 나와 있는 성공보수 및 자문료 지급이 별도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지 여부를 검찰에 넘겼고, 검찰이 불기소를 하도록 지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의 설명에 따르면, 검찰은 이미 7월 이전에 해당 금융거래내역을 확보한 셈이 된다. 거래 내역에는 유성기업 13억 원, 상신브레이크 9억 원, 보쉬전장 8억 원, 발레오만도 4억 원, 콘티넨탈오토모티브 3억 원, 만도 4억 원, SJM 2억 원 등 수 억 원 대의 수수료가 창조컨설팅으로 입금된 사실이 드러나 있다. 특정 시점에는 ‘성공보수’로 보이는 수 천 만원의 수수료가 입금되기도 했다.

2010년 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고작 2년 6개월 만에, 창조컨설팅은 7개의 노조파괴 사업장으로부터 33억 원 이상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2월, 모든 노조파괴 사업주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에는 창조컨설팅의 금융거래내역을 언급하거나 의심을 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사실상 해당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 혹은 축소한 채 ‘증거 불충분’이라는 이유로 사업주들에게 무더기 면죄부를 준 셈이다.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그동안 검찰은 사업주가 창조컨설팅에 건넸던 돈을 ‘일상적 자문료’라고 해 왔다. 하지만 검찰의 설명은 악의적이었다”며 “이번 검찰 수사 행위는 범죄행위라고 단정 지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도 노조파괴 사업주를 비호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금속노조가 입수한 창조컨설팅의 금융거래내역에는 그동안 창조컨설팅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던 한진중공업, 풍산의 사업장과의 거래 내역도 포함돼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지난해 6월 입수한 상태였지만, 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7개 사업장 이외에는 어떤 곳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장하나 의원은 “노조파괴 시나리오 문제가 언급 된 적 없었던 한진중공업도 창조컨설팅에 10억 원을 줬다. 노동부는 수사과정에서 이런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문제제기가 된 사업장만 수사를 했다”며 “그러면서 자신들은 할 만큼 했는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책임을 넘겼다. 고용노동부도 (한진중공업 등의 창조컨설팅 개입을) 알면서도 인지수사를 하지 않았다. 은폐한 것은 고용노동부나 검찰이난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화진 노사협력정책관은 “검찰이 자문료나 성공보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부당노동행위의 증거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로서는 (당사자의) 고소고발 없이 인지수사를 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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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 노조파괴 , 창조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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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압

    아 혈압 오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