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에 떠난 단원고 학생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세월호 참사 단원고 학생, 교사 합동 분향소...침통함에 가라앉은 대한민국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합동분향소로 향하는 길 곳곳에 절망과 희망, 슬픔과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가 나붙었다. 울음바다가 된 안산지역은 침통함으로 잠겨 있었다.


23일, 안산올림픽기념관에는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사고 발생 8일 만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였다. 조문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아이들의 영정 밑으로 국화꽃이 수북이 쌓여갔다.

분향소는 고요했지만 흐느낌은 멈추지 않았다. 단원고 선후배들도, 인근 학교의 학생들도, 주민들도, 그리고 멀리서 발걸음을 한 시민들도 모두 눈물을 떨궜다. 유족들의 오열도 간간이 터져 나왔다. 아이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유족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 난거냐”며 거듭 되물었다. 대답 없는 울림만 분향소에 가득 찼다.



실종자가 주검이 돼 돌아올 때마다 영정사진도 늘었다. 또 한 아이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분향대 위에 설치됐다. 유족들은 아이의 영정사진이 걸리는 것을 보며 하염없이 울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떠나보내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 열여덟이었다.


분향대 옆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앳되고 말간 아이들과 교사들의 얼굴이 스크린 속에서 차례로 스쳐지나갔다. 분향소 밖 복도에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쪽지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분향소를 찾은 한 인근지역 주민은 “내가 섬에서 태어나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안다.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면 불쌍해 견딜 수가 없다. 아이들을 바다에서 데리고 나왔어야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인근 성포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도 묵묵히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근처 학교라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친구들이다. 우리 학교 친구들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지만 속으로는 많이 앓고 있다”며 “어른들이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던 것 같다”며 침통해 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8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방문했다.




합동분향소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곳에 단원고등학교가 있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생전에 매일 걸었던 길이다. 굳게 닫힌 교문 옆에는 국화더미와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쪽지가 쌓여간다. 학생들도, 주민들도, 어린아이들도 길을 멈추고 짧은 편지를 쓴다. 교문 앞, 여고생들의 흐느낌이 이어진다. 세월호와 함께 한국 사회가 침통함으로 깊게 가라앉았다.


정부와 희생학생 가족대표는 지난 22일, 장례준비안에 합의했다. 희생된 학생들의 유골은 이후 와동 실내체육관에 합동으로 안치될 예정이며, 공식 분향소는 29일부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다. 추모비도 화랑유원지에 설치된다. 합동영결식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