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구조자들, 언딘과 해경 문제 계속 제기

“인양업체 언딘 들어오고 마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의 민간 구조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주식회사, Undine Marine Industries)가 사실상 민간잠수사들의 구조 작업 배치를 총괄해 왔다는 논란이 일면서 민간 구조단체들의 문제제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노컷뉴스가 언딘이 해경과 구조 계약을 맺은 업체가 아닌 청해진 해운과 계약을 맺은 업체라고 보도한 후 언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딘 홍보 브로셔

언딘에 대한 관심은 장시간 잠수활동을 보조하는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 벨’투입을 해경이 안전상 이유로 반대하면서 더욱 커졌다. 언딘이 23일 모 대학의 실습용 다이빙 벨을 대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 논란이 커지자 해경은 다시 이종인 대표에게 다이빙벨 투입을 요청해 시간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종인 대표는 25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경이) 다 늦게 소조기, 대조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어차피 바다가 그런 곳이다. 그렇게 작업의 난이성만을 강조하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해경의 늦은 대응을 지적했다.

이종인 대표는 해경이 제기한 안전성 논란을 두고 “다이빙 벨은 이것보다 더 열악하고 어려운 곳에서 세 번을 썼고 연습이 많이 된 것”이라며 “5분, 10분 들어가서 작업하는 데는 벨의 투입이 방해가 되는 게 맞지만 이건 4~50분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장비다. 어떤 게 효율적인 수색작업을 위해서 낫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독점 구조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언딘의 다이빙 벨 대여 소식에 관해 “다이빙 벨의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을 한 것으로 본다”며 “그런데 그 (언딘이 대여한) 다이빙 벨은 학생들 가르치는 실습용으로밖에 해당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종인 대표는 마지막으로 “영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생존자가 있는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빙 벨 투입이 늦었다는 문제제기는 다른 민간 구조단체에서도 지적했다.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수심이 47m까지 나오기 때문에 다이빙 벨이 아주 필요하다”며 “민간 잠수사들은 다이빙 벨을 빨리 투입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앞으로 심해잠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 투입할 거면 일찍 하면 되지 않느냐는 건데 이제야 뒤늦게 해경이 투입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황대영 회장은 특히 실종자 구조작업 초기 혼선 논란에 대해 언딘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저희 수중환경협회 동북본부 회원 5명이 처음 투입돼 잠수사가 잡고 들어갈 수 있는 유도선을 설치할 때 물에 띄우는 부이(부표) 작업을 제일 먼저 했다”며 “그날 날씨가 무척 나빴음에도 부이를 설치하고 작업을 시도하려고 했는데, 인양업체 언딘이라는 회사가 들어오고 그 사람들이 투입되면서 민간잠수사들의 투입이 제재된 것이 아닌가, 거기서부터 마찰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언딘의 독점 계약 문제점은 다른 구조 전문가에게서도 나왔다. 정동남 대한구조협회장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이 둘째 날부터 투입돼 민간 전문가들을 선별하고 작업에 임하려고 했는데 가보니까 지금 현재 (방송에 나오는) 민간인 잠수사, 민관군 합동(팀)은 계속 고용한 해경에서 불러들인 그 잠수사들 뿐”이라며 “방송에 나오는 것 보니까 어디 기관에서 불렀다는데 언딘 그 팀이, 한 팀이 와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4-5일째 되는 날부터 민간 잠수기배가 석 대, 바지가 5일째 설치됐다”고 사실상 언딘의 독점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동남 회장은 이어 하강줄(유도 가이드라인)도 훨씬 많이 설치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문제는 우리가 첫날부터 계속 하강줄을 매자고 그랬다”며 “하강줄이 있어야만 들어가는데 그걸 설치하기 위해 우리가 수도 없는 장비와 방카와 밧줄과 부이를 가져갔는데 그것을 허락을 안 했고 결국 우리가 들어가서 (하강줄) 3개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팀이 3개를 설치하고 나왔는데 그 다음 날 가보니까 하나밖에 없고 2개가 어디 갔나 했더니 물살에 날아갔다고 했다”며 “그럼 좋다, 어저께가 조금이었는데 조금 때에는 한 10개 정도 바로 하강줄을 설치할 수 있었지만, 해경이 유속이 너무 빨라서 놓쳤다고 한 입장은 전혀 사실관계가 아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초전문가들 72명을 철수시켰다”고 해경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정 회장이나, 황대영 회장, 이종인 대표의 지적을 종합하면 구조 초기부터 해경과 민간 구조작업을 지휘한 언딘 측의 구조 마스터플랜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 해경과 언딘의 책임소재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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