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산재사망 정몽준이 책임져라"

연이은 산재사망사고에 노동계 25일 긴급 집회

민주노총울산본부와 울산노동권건강대책위원회는 25일 저녁 6시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정몽준 처벌과 산재사망사고 규탄’ 긴급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하청노동자는 "현대중공업 현장에서 일하다 쿵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나이 지긋한 동료가 사다리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를 닦아내고 그분은 다음날 다시 일했다"고 말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하청노동자들은 공포감과 두려움을 안고 현장으로 출근한다. 잘릴까봐 위험작업을 거부하기도 힘들다.

  긴급집회에는 울산지역 노동계와 정치권 등이 참석해 현대중공업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장지를 촉구했다. [출처: 용석록 울산저널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한달 반 사이(3/6~4/21)에 산업재해로 노동자 6명이 숨졌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사고는 안전난간대 설치, 이중 안전발판과 족장 설치, 고소작업대 설치 등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명시한 안전 설비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했다.

지난 4월 21일 현대중공업 안에서 건조중이던 LPG선에 화재·폭발사고가 발생해 하청노동자 2명이 숨지고, 3월 25일 족장이 붕괴돼 3명의 노동자가 바다로 추락하고 1명이 숨졌다. 4월 7일에는 현대미포조선에서 작업하던 하청노동자가 8.6미터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3월 7일과 30일 2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최근 산재사망사고 경과보고를 하고 있는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 [출처: 용석록 울산저널 기자]

  25일 긴급집회 참가자들은 '현대중공업 산재사망사고를 규탄하고 정몽준 처벌'을 촉구했다 [출처: 용석록 울산저널 기자]

긴급집회에서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은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일어난 산재사망사고 경과보고를 했다. 사고 원인은 안전난간대 미설치 등 안전설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다. 현 국장은 “노동자는 곡예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 원청과 하청업체는 최소한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안전 설비를 갖추고 일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 강성신 본부장은 “일하는 노동자가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했으면 좋겠다”며 “현대중공업그룹 최고책임자인 정몽준이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들은 원청이나 업체에서 혼재된 작업이나 위험한 일을 시키면 작업을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금속노조울산지부 최용규 지부장은 “회사는 하청업체를 통해 위험한 작업을 하청노동자에게 시키고 있으나 책임은 원청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하창민 지회장은 “중공업에서 사망한 4명의 노동자가 모두 하청노동자자다. 하청노동자가 노동조합으로 뭉쳐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하자”고 했다.

진행을 맡은 민주노총울산본부 정영현 조직국장(산업안전담당)은 “현대중공업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 물량팀으로 작업자를 수급하고 있다”며 “회사는 물량팀에게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산재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현중사내하청노조와 민주노총울산본부, 울산지역노동자건강원대책위는 4일동안 출근시간에 맞춰 공장 앞에서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25일 저녁에 열린 긴급집회에는 울산지역 노동계와 정치권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덧붙이는 말

용석록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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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 산재 ,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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