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풀무원시식코너 비정규노동자 사망 논란

몸이 아파 조퇴 신청했지만 거부...“명백한 산업재해”

이마트 충남 천안점 풀무원 시식코너에서 근무하던 여성 비정규노동자 A(52)씨가 근무 중 휴식을 취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결국 사망했다.

특히 A씨가 휴식을 취한 날 몸이 아파 조퇴 신청을 했지만 회사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데다가 사업주들이 이번 사건을 산업재해로 인정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라 책임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몸이 아파 조퇴 신청했지만 거부당해 사내 휴게실로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사경 헤매다 3일 만에 사망
유가족 통곡...“이마트-풀무원-유엔아이머천다이징 책임회피”


A씨는 유통부문 전문 인력아웃소싱업체 (주)유엔아이머천다이징 소속으로 이마트 천안지점에서 풀무원 시식코너 업무를 보는 비정규 노동자다.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5일 근무 중에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며 오후 2시경 조퇴를 신청했지만 회사가 이를 거부해 이마트 천안점 사내 휴게실로 갔다.

하지만 한 시간도 안 돼 이마트 천안지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자녀 김모 씨가 휴게실에서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해 500미터 거리의 천안충무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A씨는 병원 측으로부터 급성심근경색증 진단을 받고 사경을 헤매다 28일 새벽 4시경 사망해 같은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김민호(노무법인 참터) 노무사는 “여러 증언을 통해 확인한 결과 A씨의 근무 기간이 짧은 점과 업무 감시가 심한 근로조건에서 회사가 조퇴를 거부하자 A씨가 휴게실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녀 김씨는 “20대 초반 어린 동생이 어머니와 같은 곳에서 근무했다”며 “동생이 휴게실로 찾아가 어머니의 몸을 주물러 주고 속이 답답하다고 해서 약국에서 소화제의 일종을 사다드리는 조치를 취했지만 잠깐 나갔다온 사이 어머니는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울먹이면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워 동생이 어머니와 함께 근무해 전셋집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며 “어린 동생과 가족들은 어머니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이마트와 풀무원, 유엔아이머천다이징 회사 사업주들이 모친의 죽음에 대해 “책임회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사인을 볼 때, 어머니가 몸이 아프다고 했을 때 바로 병원으로 옮겼다면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조퇴 신청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어머니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 병원에 찾아와 책임회피 발언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마트 관계자에게 ‘산업재해 담당자가 누구’인지 물어보니 ‘지금 그게 문제냐’며 오히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다”며 “풀무원 관계자는 병원에 와서 엄마가 채용 자격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계속 말해 너무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3개 회사 책임자들은 고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 오히려 전화연락과 발걸음을 끊었다. 유가족이 사건의 진상조사와 책임을 묻기 위해 28일 오후 4시 장례식장으로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모은 상황이다. 유가족은 회사 측의 사과, 산업재해 인정,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호 노무사는 “사업주가 조퇴를 거부해 결국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각각의 회사에서 누가 조퇴 거부 지시를 내렸는지 밝히지 않고 있으며, 이렇다 할 책임 있는 계획도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호 노무사는 이어 “이번 사건은 명백한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사업주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마트 회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향후 유가족과 각각의 회사 관계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풀무원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들어온 근무자라 이마트가 근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때문에 산업재해 여부도 현재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풀무원 회사 측은 담당자와 전화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유엔아이머천다이징 측은 담당자를 통해 본지에 전화로 연락한다고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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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주부

    중간에 인력업체 끼면 회사는 서로 책임회피 쉬운듯
    근무시간 중이었슴 보상해줘야 된다 생각함.

  • ㅈㅈㅎㅗ

    얼마전 유엔아이 통해서 알바할뻔했는데.. 마트 면접이 앞당겨진거 바로전날 밤 11시에 말하고선 못간다고하니 나한테 무책임하다는둥 욕을한다.

  • 캐주얼판매점장

    음...세월호에 뭍힌 뉴스군...
    책임회피라. . .
    풀무원? 이마트? 안가고 안쓰면되죠!
    집앞에 이마트있는데 롯데마트가야하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