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RO총책? 주먹구구도 아니고 그저 공상”

이석기 항소심, “국정원 기간시설 파괴음모 알았다면서 왜 조치 안했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자신이 기간시설 파괴와 같은 내란음모를 모의한 사실을 국정원이 알았다면 기간시설 등에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도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며 국정원도 자신이 내란음모를 계획하지 않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8일 또 다른 국정원 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 2차 공판기일에서 이석기 의원은 모두 진술을 통해 1심 재판부의 판결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주먹구구도 아닌 그저 공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석기 의원은 “기나긴 1심 내내 법정에서 진행된 것은 구체적 행위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피고인들의 말과 생각에 대한 논쟁이었을 뿐”이라며 “국정원과 검찰은 정부와 다른 사상을 가졌다고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12년 구금과 10년 자격정지를 포함해 20여 년간 정치적 권리를 박탈했다”고 말했다.

이석기 의원은 지난 해 5월 12일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주요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세강연이 내란음모를 모의한 RO(혁명조직)모임이라는 국정원과 검찰 주장을 반박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의원은 “1심 재판부는 저를 총책으로 하는 RO가 존재한다고 판단했지만 저는 RO라는 조직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한다”며 “제가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RO의 총책이었다면 그냥 지침을 내리면 될 일이지 굳이 130여 명을 한 자리에 모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무슨 지하혁명조직이 스스로 조직을 공개하는 130여 명의 모임을 가지느냐”며 “검찰은 제가 북이 곧 남침할 것이라는 결정적 시기 판단으로 조직을 공개하였다는데, 박근혜 정권 초기 지지율이 60%를 상회하는 시기를 결정적 시기로 판단하거나, 군사훈련을 전쟁으로 오판할 만큼 저는 어리석거나 무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검찰과 1심 재판부는 저와 북한이 아무런 연계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제가 북의 남침에 내응하여 남쪽에서 폭동을 일으키려 음모했다고 했다”며 “협의의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각자 알아서 폭동을 일으키고 남침을 한다는 건 주먹구구도 아니고 그저 공상일 뿐인데도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1심 재판부는 그럴듯한 주장으로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 주장처럼 5월 10일, 12일에 모인 130여 명의 사람들이 내란을 음모했다면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실행계획을 짜고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점검을 해야 하는데 1심 법정에 나온 국정원 프락치도 다음 첫 번째 회합이 한 달 뒤인 6월 5일이었다고 했고, 그날 모여서 실제 논의한 것은 백두산 관광에 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1심 재판부는 제가 '3대 지침'을 하달하고 2달 전부터 폭동준비를 지시했다고 했지만 그 시기에 저는 경기도당 간부들과 모의는커녕 만난 적도, 전화 한 통 한 적도 없다”며 “24시간 내내 저를 주시했던 국정원은 내란음모 준비도 없었고 후속조치도 없었다는 것을 잘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석기 의원은 “국정원은 내란을 음모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막기 위한 조치들을 했어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는 안행부, KT,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그 어디에도 연락하지 않았고, 내란음모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연락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라사랑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누구보다 나라 사랑한다”

이어 이 의원은 “저를 10여 년간 추적했던 국정원은 제가 북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저에게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종북이란 말은 그 자체로 모욕적인 말”이라며 “이 땅에서 진보정당의 길을 가는 제가 왜 북을 추종하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저는 97년 정권교체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선거를 통해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정권이 바뀌는 걸 직접 눈으로 보면서 이제는 진보운동이 대중과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확신했으며, 이런 확신은 결코 북의 대남혁명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며 무슨 주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석기 의원은 “지금은 전민항쟁과 같은 방식으로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합법적인 절차와 경쟁을 통해 정권을 바꿀 수 있고 사회의 진보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제가 가진 나라사랑의 방법이 다른 사람과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그 누구보다 더 우라나라를 사랑한다”며 “이에 관한 한 저는 단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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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욱 기자

    사상과 말에 대한 재판이라는 제일 중요한 주장은 어디 갔나. 이딴 식으로 할 거면 그냥 전문 올리세요. 당신 이념으로 필터링 해 쳐 올리지 말고.

  • 참세상실망

    이석기의원의 발언 전문을 올려라. 참세상 왜이렇게 찌그러졌냐? 다른 진보매체와 다른게 뭐가 있냐?

  • 대의원

    ㅅㅈㅋ 이동지 지지연대합니다,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