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분 만에 침몰한 국회 세월호 현안보고

농해수위, 해수부 장관·해경청장 불참 속 파행...여당은 두둔

16일 오전 11시 06분에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다루기로 한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가 열렸지만,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불참해 52분 만에 파행됐다.

여당 의원들은 진도 현장 구조작업 지휘·관리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은 장관과 청장을 두둔했고, 야당 의원들은 이미 두 차례나 소관 상임위 현안보고 회의를 연기했던 사실을 강조하며 불출석을 질타했다.

박영선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세월호 대책위-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오늘 농해수위에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양청장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해수부 장관으로부터 듣고 싶은 것은 (현재) 현장에 바지선은 떠났으며, 실종자 수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라고 상임위 출석을 촉구한 바 있다.

회의엔 대신 손재학 해수부 차관과 김광준 해경 기획조정관이 참석했다. 손재학 차관은 “실종자 가족들이 장관님이 현장을 떠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장관의 불참 사유를 밝혔다. 김광준 조정관 역시 “(청장님이 계시지 않을 경우) 현장 지휘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두 기관장의 불참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규성 농해수위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1차 수색구조작업이 어제 5월 15일 자로 만료되었고, 그간 정부 요청에 따라 현안보고 시기를 충분히 조정해준 바 있다”며 “특히 지난 긴급현안 질문에 출석하면서, 오늘 소관 상임위 현안보고에는 출석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불참을 승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도 “지금 장관과 청장이 현장에서 잠수해서 수색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사고 발생으로부터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 장관과 청장, 특히 장관이 이 자리에 참석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은 “장관, 청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정부로는 사태수습이 안 된다는 사실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현장에 실종가족들의 의사를 불참 이유로 댔으니 진도에 가서 직접 가족들 의사를 물어보겠다. 가족들 의사마저 왜곡된 것이라면 이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민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두 기관장의 불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은 “구조 현장에 정부 책임자를 상주시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당시 실종자 가족들과 직접 약속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국민적 관심을 모으며 두 차례 연기 끝에 소집된 농해수위 세월호 현안보고는 다음 일정도 합의하지 못하고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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