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최종적 책임’이라는 추상적 사과로 청와대에 면죄부”

야권, 대통령 담화에 통치방식 변화 가능성 안 보여 우려

박근혜 대통령의 19일 세월호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두고 야권은 구체적인 진단 없이 일방적 처방만 담긴데다 혁신에 대한 밑그림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의 일방적 통치방식에 대한 변화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세월호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면서도 청와대의 책임이 뭔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또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명운을 걸 것”이라며 해경 해체 후 안전 분야와 안전행정부의 안전업무를 신설 국가안전처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담화의 상당 부분을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직무유기와 업체의 비정상적인 사익추구를 비난하는데 할애했다.

야권은 청와대의 책임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것을 두고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민병두 새정치연합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이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사과를 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국가안전처를 신설한다는 것이 대통령 담화의 핵심이지만, 이는 진단도 잘못됐고, 처방도 잘못됐다. 하향식 책임전가에 하향식 대책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민병두 단장은 또 “관료공화국을 만들어 놓고 규제는 원수고, 규제는 암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를 하라며 관료에게 규제 완화의 권리를 다 준 것이 대통령”이라며 “관료공화국과 규제 완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방향 제시가 있었어야 하고, 또 이윤추구 중심 사회, 신자유주의 사회를 어떻게 바꿀 건지에 대한 성찰이 빠져있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대통령은 ‘최종적 책임’이라는 추상적 사과로 자신과 청와대에 면죄부를 주고 모든 책임을 남 탓으로 떠넘겼다”며 “자신을 비롯해 김기춘 비서실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등 정권 핵심세력의 잘못은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도 “대통령께서 머리를 숙이고 눈물까지 흘리는 장면을 보고 마음이 짠했다”며 “그러나 그 구체적 내용을 들어보면 대국민담화라기보다는 특별검사의 공소장 낭독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노회찬 위원장은 “모든 잘못은 해경, 해수부, 관피아, 유병언, 선장이 저지른 걸로 돼 있고, 선장에 대해서는 적용 법조문까지 지목했다”며 “문제는 대통령은 뭘 잘못했고, 대통령은 무엇을 바꾸려고 하는지 국민에게 전혀 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히려 피해자인 국민 속에 대통령이 숨어서 같이 눈물 흘리면서 가해자들을 원망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통치방식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얘기하지 않는 한 국가는 개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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