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망 기업살인처벌법 묻자 정몽준 당황하지 않고 “동의”

정태흥, “7억 벌금인데”...정몽준, “살인처벌인데 몇 십억 해야”

(정태흥) 기업살인처벌법이라고 아십니까?
(정몽준) 기업 어떻게...?
(정태흥) 기업살인처벌법이라고 혹시 아세요?
(정몽준) 그걸 통진당이 만들려고 그러나요?
(정태흥) 그렇습니다. (정 후보님과) 같은 당 서청원 의원께서도 기업살인처벌법으로 산재사고 기업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정몽준) 아 서청원 의원이 하는 건가요?


최근 연이은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산업재해 사망사고 기업에 강력한 처벌을 담고 있는 기업살인처벌법을 처음 듣자마자 바로 동의했다. 또 기업살인처벌법에 의한 벌금도 이미 시행중인 영국의 7억여 원이 작다며 몇 십 억 원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답변은 지난 26일 서울시장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가 정몽준 후보에게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 문제를 지적하면서 나왔다. 정태흥 후보는 “서울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다고 하시는데 최대 주주로 계시는 현대중공업에서 3월 6일부터 4월 28일까지 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의 법위반 사례와 안전장치 미비가 확인됐고, 안전 확보 없는 공기단축으로 하청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심지어 산재사망 은폐의혹도 있는데 이런 사업주가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다.

[출처: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이에 정몽준 후보는 “저희 새누리당이 노동자 서민을 위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저 개인 경우 울산에서 의원을 5번했고, 유권자들이 대부분 조선소 아니면 (현대)자동차 근로자였다”며 “5번 전부 70%의 지지를 받았는데 (제가) 좋다는 분들이 더 많다. 현대중공업은 경영과 소유가 분리된 모범적인 기업인데 인명사고가 난 것은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신에게 산재사망 사고의 실질적 책임은 없다는 뜻이다. 정몽준 후보는 이어 “회사에서도 3천억을 투자해 인명사고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나쁜 회사라고만 하지 말고 다른 중공업에 비해 어떤지 균형 있게 봐 달라”고 덧붙였다.

정태흥 후보는 재차 “세월호 사고의 실질적 책임자를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이라고 하는데 현대중공업 산재사망 사고에 대해서는 실질적 책임자가 책임져야 한다”며 “혹시 기업살인처벌법이라고 아느냐?”라고 물었다.

정몽준 후보는 기업살인처벌법을 처음 듣는 듯 재차 정태흥 후보에게 물었다. 정태흥 후보가 “같은 당 서청원 의원께서 기업살인처벌법으로 산재사고 기업들을 처벌해야한다고 했다”고 하자 “아 서청원 의원이 하는 건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정태흥 후보는 이어 “영국은 이 법으로 산재사고 한 명당 6억 9천 만원의 벌금을 부과해 산재를 확 줄였다”며 “정몽준 의원께서는 먼저 직접 기업살인처벌법을 도입해 산재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면 기어이 처벌 받도록 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하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몽준 후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직 2세, 3세 경영을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그래도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모범적 기업이라고 한다”며 “기업살인처벌 제목이 무서운 데 그런 이름이 나온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왕 기업살인처벌법이면 인명사고 한번에 6억 가지고 되겠습니까. 한 몇 십 억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태흥 후보는 정몽준 후보의 뉴타운 뻥공약, 용산개발, 색깔론 등에서 차분하게 정몽준 저격수 같은 면모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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