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황장애로 자살한 도시철도 기관사 산재 인정

고 이재민 기관사 관련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승인 취소해야” 판결

법원이 공황장애를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도시철도공사 고 이재민 노동자에 대해 공단이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서울행정법원은 29일 오전 10시, 고 이재민 기관사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산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도시철도 답십리승무관리소 소속 고 이재민 기관사는 지난 2012년 3월 12일, 평소 자신이 열차운전을 하던 왕십리역 선로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평소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고통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인은 공황장애로 회사측에 전직을 요청했으나 이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산재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사망 전 공황장애 진단 기록이 없고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김태훈 도시철도공사노조 승무본부장은 “행정법원이 공단의 산재 불승인을 취소하고, 소송비도 피고 측에서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번 판결은 공황장애를 개인적 사유로 판단했던 과거에 비춰, 이제는 개인적인 일이 아닌 회사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후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에는 근로복지공단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도시철도공사 고 황선웅 기관사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한 바 있다. 고인은 2012년 9월 지하철 운행 중 가방 끼임 사고를 경험한 뒤 우울증상과 불안장애를 보여 오다, 이듬해 1월 19일 자택 옥상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 행위를 했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인정돼 고인을 산재로 인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근로복지공단이 사실상 최초로 공황장애를 업무상 재해로 판정하면서, 고 이재민 기관사에 대한 법원의 산재승인 여부도 주목을 받아왔다.

한편 노조는 오는 6월 3일 경, 업무상 스트레스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을 앓게 된 기관사 3명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