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동자, 직장폐쇄 맞서 ‘보스납치’ 시위

영국계 임페리얼타바코그룹 소유 ‘세이타’ 노동조합, 경영진 5명 ‘보스내핑’

프랑스 노동자들이 직장폐쇄에 맞서 경영진을 인질로 붙잡은 ‘보스내핑(boss-napping)’에 나섰다.

프랑스 국제방송 RFI 등에 따르면, 프랑스 담배 기업 노동자들은 낭트 인근 꺄흐끄푸에 위치한 세이타(SEITA) 공장에서 지난달 28일 경영진 5명을 인질로 붙잡고 직장폐쇄에 맞서고 있다. 세이타는 프랑스 국영담배공사가 2008년 영국계 다국적 담배기업 ‘임페리얼타바코그룹’에 매각한 담배자회사로 프랑스 궐련담배의 하나인 ‘골루아즈’로 유명하다.

  프랑스 세이타 노동자들이 회사의 직장폐쇄에 맞서 행진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루마니떼 화면캡처]

임페리얼타바코그룹과 세이타 노동자와의 갈등은 지난 4월 중순 이 회사가 영국 노팅엄 및 프랑스 꺄흐끄푸 공장 그리고 프랑스에 위치한 한 연구센터 폐쇄를 공고하며 시작됐다. 직장이 폐쇄될 경우 꺄흐끄푸에서만 약 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프랑스 최대 노조연합체 노동총연맹(CGT) 소속 세이타지부는 회사가 직장폐쇄에 이어 생산량 50% 증대를 요구하자 지난달 26일 파업에 돌입했다. 세이타노조 대표자 파스칼 브로샤르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일자리 보전 없는 직장폐쇄 반대와 파업 기간에 대한 임금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임페리얼타바코그룹은 2008년 세이타 인수 후 꺄흐끄푸 공장에서 이미 1,000개의 일자리를 축소하고 노동시간을 증가시켜 왔다. 또, 지난 6개월 동안에는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강화된 금연정책과 밀수판매 증가를 이유로 임금을 삭감해 왔다.

그러나 세이타 노동조합은 세이타에서 생산한 담배의 60%는 중동으로 수출되며 지난해 기업은 10억 유로의 수익을 냈다는 이유로 회사의 직장폐쇄 방침은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임페리얼타바코그룹이 세이타를 인수한 후 이윤 증대에만 혈안이 돼 노동자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사측에 일자리 보전 등 지역 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한 기업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에도 아미엥 북부에서 타이어를 생산하는 미국계 기업 ‘굳이어프랑스’ 노동자들이 2명의 경영진을 인질로 잡고 공장 재가동 또는 보상을 요구하는 ‘보스내핑’ 시위를 단행한 바 있다. ‘보스내핑’은 ‘보스(boss)’와 ‘키드냅핑(kidnapping)’의 합성어로 2009년부터 확산된 프랑스 노동자들의 경영진 납치 시위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이후 보스내핑은 유럽으로 확산되어 직장폐쇄나 해고에 맞선 노동조합의 유력한 쟁의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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