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교수, 국회의원 등 107명, 최동열 기륭 사장 ‘배임죄’ 고발

2010년 ‘사회적 합의’는 사기...“사회적 합의 이용해 배임죄 저질러”

‘먹튀 자본’의 피해 노동자와 교수, 예술인, 국회의원, 회사원 등 107명이 기륭전자(현 렉스엘이앤지) 최동열 회장을 업무상 배임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속노조와 기륭전자분회, 고발인 등은 11일 오전 11시,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동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동열 회장이 사적 이익을 위해 자신이 보유한 DSIT위너스의 주식을 기륭전자가 매수토록 하고, 회사의 각종 고정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등 배임행위를 저질러 노동자와 소액주주들의 고통이 가중됐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앞서 기륭전자분회는 지난 2010년 5월, 검찰에 최동열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지만 같은 해 기륭전자 노사의 사회적 합의가 타결되면서 고발을 취하한 바 있다. 이번에 노조가 고발한 내용은 당시 고발 내용을 포함해, 최근 발견된 새로운 배임 증거들도 추가됐다.

앞서 지난 2007년, 기륭전자는 최동열 회장 등이 보유한 DSIT위너스 주식 전부를 395억에 매수했다. 최 회장이 자본금 12억 정도의 DSIT위너스의 가치를 부풀려 회사가 이를 인수토록 하고, 이후 자신이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장악하는 절차를 밟았다. 노조는 2010년 당시 이 같은 내용을 증거로 검찰에 최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번 검찰 고발에는 최 회장이 회사의 각종 고정자산을 헐값에 매각해 회사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자신의 사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추가적인 배임 증거가 추가됐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0월 경, 회사는 자산의 71.76%에 해당하는 본사 부동산을 405억 원에 매각하고, 본사 사옥을 이전하기 위해 서울 신대방동 소재 부동산을 69억 원에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신대방동 본사 건물을 최동열 회장 등이 관여한 회사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서 회사는 2012년에는 신대방동 본사 건물 역시 62억에 매각했으며, 회사 고정자산을 인수했던 인수인들은 모두 최동열 회장 등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회사들로 파악되고 있다.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2010년 기륭전자의 사회적 합의는 거짓말이었다. 최동열 회장은 애당초 합의를 지킬 의사도 없었으며, 사회적합의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낸 후 회사를 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최동열 회장이 2007년 위너스를 인수하는 과정과, 이후 기륭전자를 폐기처리 해 나가는 과정 모두 최 회장의 사적 이익을 위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최동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고발인으로는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을 포함해 김상희, 장하나 국회의원, 정지영 영화감독, 송경동 시인,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 전국의 교수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먹튀자본에 피해를 입었던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콜트악기지회 등의 노동자 등도 참여했다.

김정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은 “최동열 회장은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생각하지 않고 멀쩡한 기업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며 “쌍용차 회계조작 판결처럼 최 회장도 이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회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대표 역시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2000일의 투쟁 끝에 회사와 합의하고 현장에 복귀했지만, 또 다시 길거리로 쫓겨나 200일을 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경영상 위기로 인한 정리해고가 아닌, 단지 회장의 개인적 사욕을 위해 돈을 빼돌려 발생한 사건”이라며 “최동열 회장의 배임죄는 분명하다. 최 회장이 구속되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투쟁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자회견단은 “우리는 검찰이 공명정대하게 전, 현직 대표이사의 계획적인 업무상 배임행위에 대해 명백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며 고소, 고발을 한다”며 “엄정한 조사와 단호한 응징으로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이 돼 살인, 투기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가들에게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

기륭전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