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테크코리아, 또 여성노동자 인권유린 논란...고통 호소

대표이사, 약 2시간 가량 ‘현장에서 나가라’ 고성, 노동자들 119 후송

라벨 생산업체인 (주)레이테크코리아에서 사용자가 여성노동자들에게 고성과 폭언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해 노동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레이테크코리아는 지난 3월에도 여성노동자들의 탈의실 등에 CCTV를 설치해 인권유린 논란이 일었던 사업장이다.


금속노조와 레이테크코리아지회는 12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유린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 측은 레이테크코리아 임 모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여성노동자의 위생모자 착용상태를 지적하며 두 시간 가까이 고성을 지르고 징계협박을 해 노동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119에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박성남 레이테크코리아지회 조합원은 “당시 임 대표이사는 머리카락이 보인다며 여성노동자의 위생모자 착용 상태를 트집 잡았고, 노동자가 ‘왜 유독 조합원들에게만 위생모자를 착용하라고 하느냐. 대표이사도 현장에 들어올 때는 위생모자를 써야 하지 않나’고 이야기하자 대표이사가 ‘00씨, 현장에서 나가세요’라고 고성을 지르며 징계하겠다고 협박했다”며 “대표이사는 여성노동자의 얼굴을 바로 맞대고 2시간 동안 고성을 질렀고, 직원들이 이를 만류하자 ‘당신 이름이 뭐냐. 당신이 그랬느냐’라며 손가락질을 하고 윽박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른 여성 조합원들도 제발 그만하라고 불안감을 호소했으나 멈추지 않았고, 경찰이 출동한 후에도 고성과 협박이 계속됐다”며 “이에 여성조합원 8명이 구토와 호흡곤란, 손발마비 증상 등을 보이며 119에 실려 갔고, 안성의료원에서 급성 스트레스성 장애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박 조합원은 “피해 노동자는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며 현재까지도 출근하지 못한 채 신경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대표이사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 힘없는 여성 노동자로서 이번 사건을 호소하기 위해 청와대 앞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사는 사건이 발생한 27일부터 2주 동안을 평화유지기간으로 설정하고 집중교섭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사건이 발생하며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9일과 22일에 걸쳐 직장폐쇄를 단행한 바 있으며, 노조는 노사 교섭 결렬로 11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레이테크코리아는 지난 3월에도 여성노동자 탈의실 및 휴게실 등에 CCTV를 설치해 인권유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다윗 금속노조 서울지부 지부장은 “사장은 여성 탈의실에 CCTV를 설치하고, 교섭에 나와 여성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의 반값도 일을 못하고 있다’는 막말을 하며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여성이 대통령인 한국 사회에서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여성노동자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실태”라며 “금속노조는 문제해결을 위해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레이테크코리아 대표이사의 행동은 정상적인 인사권의 행사범위를 벗어나, 근무 중인 특정 여성의 작업대 옆에서 위협적인 자세로 여성노동자의 얼굴을 바로 맞대며 계속 나가라는 말을 반복하는 등 비상식적인 히스테릭한 행동이었다”며 “최저임금을 주면서 시대착오적인 주종관계를 강요하는 대표이사의 행동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비인간적인 모습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레이테크코리아 대표이사는 “당시 조합원들과 지회장, 사무장 등 32명을 상대로, 본인과 과장이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상태였다”며 “그 상황은 차분하게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목소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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