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4년 된 KTX산천 차량 388건 결함...공사 ‘모르쇠’

파손, 불량, 결함 등 ‘탈선, 전복 등 대형사고 우려’...노조, 대책마련 촉구

도입된 지 4년 된 KTX 산천 차량에서 약 4백 건에 달하는 파손, 불량, 결함 등이 나타난 것으로 드러나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 같은 문제를 철도공사 측에 수차례 알렸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철도노동조합(위원장 김명환, 철도노조)은 2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X 산천 차량 대차 결함을 제시하고 공사 측에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철도공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입 후 4년 만에 KTX산천 차량에서 총 388건의 결함 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현재 KTX 산천 대차는 전체적인 균열, 차륜의 이상 마모현상, 차축의 산화, 테로텍스의 파손, 제동 디스크의 균열, 감속장치 불량, 동력전달장치 불량, 견인전동기 불량 등 결함이 거의 모든 곳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 차량용 ‘대차’의 주 기능은 주행 및 제동이다. 차체의 하중을 레일에 전달해 차체를 보관,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달차체의 하중을 전달 받아 레일이 최소한으로 마모될 수 있는 역살을 하기도 한다. 만약 열차 운행 중 대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제동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노조에 따르면, 제동 디스크 등을 통해 차량을 멈추는 핵심적 요소인 ‘차축’의 일부에서 산화 혹은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축의 산화를 막기 위해 코팅처리를 한 테로텍스의 결함도 다수 발견됐다. 철도차량을 멈추는 장치로 대차 자축에 설치 돼 있는 제동 디스크의 균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동 디스크가 파손되면 탈선, 전복 등의 위험이 있다.

최광규 철도노조 고양차량지부장은 “도입된 지 4년 된 KTX 산천 차량에서 388건의 결함이 드러났다. 이 중 136건은 아직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검토 중인 사항도 65건이나 된다”며 “도대체 하자가 없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고속차량 대차부분, 특히 차륜과 차축의 하자는 대형사고를 유발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박현수 노조 차량국장 역시 “사고가 발생해도 알려지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객차의 경우 승객들이 SNS 등을 통해 알리지만, 화차는 사고가 나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3월 15일부터 한 달 간 12건의 중대 화차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는 현장 정비 인력 부족 등의 근본적 문제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문제는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해야 하지만, 사측은 지난해 노조 파업 이후 노조 무력화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철도노조 역시 “대차에서 발생하는 결함에 대해 사측에 공식적인 자료 요청 및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노조 활동과 관련없는 애용이라며 제출을 거부했다. 또한 현재 결함이 발생한 차량은 다 해소됐으며 운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노조는 사측에 △KTX 산천 차량 정밀 점검 △KTX 산천 차량 중대 결함 확인시 대책 강구를 위한 ‘노사민정 특별위원회’ 구성 및 해결방안 마련 △중대결함 차량 운행중지 △안전 확보를 위한 유지보수 인력 외주용역 환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 번에 수백 명이 타는 열차를 정비하는 기본은 사고와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정비다.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차량을 대책없이 운행하는 것은 안전불감증의 극치”라며 “수익성만을 위한 운영이 가져온 세월호의 비극이 또다시 철도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철도노조는 철도안전 확보를 위한 ‘전 조합원 철도안전 인증샷 데이’와 오는 27일 철도노동자 시국선언을 진행하고, 27~28일 1박 2일간 노조 간부 1박 2일 상경투쟁을 벌인다. 28일 오후 2시부터는 서울역 광장에서 ‘2차 생명과 안전의 물결 행진’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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