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0일 째 최저임금 ‘동결’만 주장...결정시한 4일 남아

올해도 결정시한 넘기나...노동계, 사용자 측 ‘동결안’에 반발

2015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올해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5차에 걸친 최저임금 전원위원회가 열렸지만 경영계는 ‘동결안’을 고수하며 노동계와 대치하고 있다. 이 상태로는 올해도 결정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될 공산이 크다.

노동계, 경영계, 공익위원이 각각 9명 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4월 11일 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6월 24일까지 5차례의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지난 6월 5일부터 최저임금 심의를 본격화했고, 6월 한 달간 집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출처: 노동과세계 변백선 기자]

최저임금 결정시한은 오는 29일이다. 결정시한까지 4일이 남았지만, 현재까지 노사 양측의 수정안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노동계는 올 초부터 2015년 최저임금 요구액을 시급 6,70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 5,210원 대비 28.6%가 인상된 금액이다.

이에 경영계는 지난 5일 전원회의에서 ‘동결안’을 제시하며 맞불을 놨다. 그로부터 약 20일 동안,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며 ‘버티기’를 하고 있다. 경영계는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사용자위원안’을 제시하고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현재의 최저임금은 매우 과도한 수준으로 당분간 최저임금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저임금 단시간 근로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의 정책적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며 “과도하게 상승한 최저임금 영향률 고려시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최저임금 동결 호소’ 성명을 근거로 또 다시 동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경영계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7.2% 인상된 만큼, 올해는 최대한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지켜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단 한 차례도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적이 없다. 최대 인상률은 2008년에 적용된 8.3% 인상이었고, 최저 인상률은 2010년으로 고작 2.8%에 불과하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매년 8%씩 5년간 최저임금을 40%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놨지만 이 조차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원회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최저임금 결정시한을 또다시 넘기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애초 노사정은 오는 27일 열리는 마지막 전원회의에서 논의를 종결하기로 합의를 봤다. 최저임금 결정시한은 29일이며, 마지막 전원회의 후 3일간은 회의를 개최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 27일에는 결정을 봐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최저임금 전원회의는 26일 6차 회의와 27일 7차 회의, 단 두 차례만을 남겨 놓고 있다. 26일 회의에서 노사가 수정안을 제출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양 측의 격차를 조율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영계와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대표교섭이라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4대 보험만 있고 사회보험제도가 갖춰지지 않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동결하겠다는 주장은 허구적”이라며 “심지어 공익위원들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공익위원 9명 중 8명은 회의에서 발언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6일 3시에 열리는 6차 전원회의에서는 노동계의 요청으로 저임금 현장노동자와 소상공인 각 1명이 10분간 증언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회의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양대노총이 광화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오후 2시에는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최저임금위원장과 만나 경영계의 동결 안에 대해 항의할 예정이다. 또한 이 날 알바연대, 청년유니온, 민주노총 충남본부, 대전본부 등이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 집결한다. 이들 중 일부는 농성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 회의만큼은 교섭을 중심에 두겠다는 방침을 가져왔다. 하지만 회의가 난항을 거듭하면서, 올해도 노동계 위원들의 집단 사퇴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최저임금 결정은 시장 좌판의 거래가 아니다”라며 “사용자는 동결안을 철회하고, 정부는 현실화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